야구는 일상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지만 이상하게도 게임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제작상의 어려움도 많은 것이 바로 야구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오플은 용감하게 야구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는 모험을 감행했고 그것이 바로 ‘신야구’다.
이 작품은 무관절의 SD캐릭터로 캐주얼 장르의 무늬는 갖췄다. 그래픽이 너무 단순해 플레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 속내는 전혀 다르다. 몇 게임만 뛰어보면 ‘신야구’가 그리 만만한 작품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또 감독과 구단주 역할을 추가해 유저가 구단을 이끌어 나가도록 한 것은 장점 중의 장점이다. 그러나 장점이 많은 것처럼 단점도 많다. 설치시 문제가 발생하고 플레이 도중 다운이 잦으며 렉이 빈번하게 발생해 유저를 힘들게 한다. 더게임스 크로스리뷰팀도 이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로 지적하며 깊은 아쉬움을 나타났다.장르: 스포츠
개발사: 네오플
유통사: 한빛소프트
플랫폼: PC 온라인
‘신야구’는 골프와 농구의 뒤를 이어 스포츠 캐주얼 게임의 시장을 선도할 작품이다. 이 게임은 관절이 없는 귀여운 캐릭터로 아기자기한 맛을 살리면서도 게임 플레이가 녹녹치 않아 유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오락실의 야구 게임처럼 시원시원한 타격과 불같은 광속구는 게임의 백미다. 여기에 영웅 캐릭터를 등장시켜 대전 격투 게임의 필살기처럼 ‘한방 역전’의 기회도 있어 게임의 ‘재미’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선수 육성, 구단 관리, 트레이드, 연습 모드 등 다양한 플레이와 부가적인 요소는 손을 떼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오픈 베타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메뉴가 구현되지 않았고 게임머니라고 할 수 있는 ‘볼’을 얻기가 무척 힘들어 유저를 난감하게 한다.
종합: 7.3 그래픽: 7.6 사운드: 7 완성도: 6.3 흥행성: 9 조작감: 6.7스포츠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수많은 개발사가 이 장르에 ‘올인’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첫 포문을 연 ‘신야구’는 관심있게 지켜봐야할 게임임에 틀림없다. 야구의 온라인화라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고 ‘마구마구’라는 경쟁자까지 존재하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일단, ‘신야구’가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관절없는 SD캐릭터의 귀여운 모습에 감춰진 플레이의 묘미는 이 작품을 다시 보게 만든다. 던지는 것도 쉽지 않고 치는 것도 쉽지 않다.
스크린샷만 보면, 대충 치면 대충 막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박찬호가 승수 하나 올리는 것이 왜 그렇게 힘겨워 보이는지 ‘신야구’를 해보면 안다. 또 구단관리와 선수 육성, 트레이드 등 구단주 역할을 추가해 유저가 정(情)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이런 정이 한번 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설익은 밥이다. 서비스를 시작하자 마자 게임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하고 플레이 중 컴퓨터가 다운되며 이해하기 힘든 렉이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렉은 투수가 던진 공이 중간에 멈췄다 날아가는 기이한 현상까지 일으켜 본의 아니게 마구로 변신시킨다. 일부 메뉴가 전혀 구현되지 않은 채 의미없이 존재하는 것은 둘째 치고라도 애매한 스트라이크 판정은 투수와 타자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여기에 내야 수비진들의 멍청한 인공지능은 유저들의 복창을 터지게 하는 결정적 요소다.
캐주얼 게임은 MMORPG에 비해 제작상의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잊혀지기도 쉽다. 그래서 확실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빈틈이 많아선 안된다. 유통사는 이 게임으로 ‘스타크래프트’의 대를 잇는 e스포츠 리그의 주춧돌로 활용하고 싶겠지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종합: 7.2 그래픽: 8 사운드: 7 완성도: 6 흥행성: 9 조작감: 6넥슨군단의 ‘비앤비’ 시리즈와 ‘카트라이더’, 각종 포털의 FPS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캐주얼 게임은 2004년을 기점으로 ‘스포츠’라는 코드에 맞물렸다. 골프게임 ‘팡야’, 농구게임 ‘프리스타일’ 등 캐주얼게임의 신강자로 급부상한 스포츠 장르는 검증된 인기와 검증된 팬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축구에서부터 테니스와 볼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타이틀이 개발되고 있다. 게다가 올해의 화두는 프로야구다.
한국야구사 100주년을 맞아 이미 흥행빅뱅이 예고된 2005년 한국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신야구’는 올해 첫 테이프를 끊은 캐주얼 스포츠 게임임과 동시에 세간의 화제를 집중시킬만한 많은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야구광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게임답게 ‘신야구’는 야구만의 오묘한 묘미를 캐주얼 게임의 단순한 룰로 풀어내고 있다. 단 몇 분의 투자로도 손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력을 더해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는 대결양상은 “배우긴 쉽지만 마스터하기 어려운” 게임의 법칙을 충실히 따른다.
특히 게임에 승리할 때마다 얻는 ‘볼’을 이용해 자신의 선수를 육성하고 타 구단과 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은 야구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온라인으로 승화시킨 ‘신야구’만의 매력임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많은 단점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게임성이 가려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기만 하다. 수비시 볼을 받는 선수의 선택방식이 상당히 혼동스럽다는 점과 주루나 투구시 별다른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야구게임 특유의 매력을 스스로 저해하는 요소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게임 외적인 부분이지만 손쉬운 설치법과 플레이방식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문제로 적지 않은 PC에서 게임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초반 인기몰이의 발목을 잡는 리스크이다.
종합: 7.6 그래픽: 8 사운드: 7 완성도: 7 흥행성: 9 조작감: 7최근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고 앞으로 나올 스포츠 온라인 게임들을 보고 있으면, 그리고 그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왜 이제야’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그 동안 진행돼 왔던 온라인 게임 시장의 장르 다각화도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는 반영일게다.
이처럼 시장 변화의 중심에 선 많은 작품들 중에서 ‘신야구’는 장밋빛 미래가 보이는 작품이다. 귀엽고 깜찍한 그래픽에서 느낄 수 있지만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조작방식은 ‘신야구’의 방향을 느낄 수 있다.
또 게임성 역시 만만치 않다. 한국 프로야구의 실명 선수들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단 형성 때 한 명씩 넣을 수 있는 ‘영웅’의 존재, 구단 운영과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다는 것, 실황 중계가 현실적이라는 점, 잘 만들어진 투타의 공방 등 야구 게임으로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는 것이 놀랍다.
마치 게임기로 발매된 완성도 높은 야구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인상이다. 메뉴가 부족하고 수비수의 위치 선정 등 여러 시스템들이 문제점을 지니고 있지만 장시간 즐길만한 야구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독창성의 문제가 많이 걸린다. 개발사가 ‘신야구’만의 특징으로 소개하고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기존 작품에서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스타디움 히어’와 ‘파워풀 프로야구’ 시리즈의 느낌이 강한 것이다.
표절이냐 아니냐를 떠나 ‘신야구’가 한국에서 대표적인 캐주얼 야구 게임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신야구’만의 결정적인 특징을 적어도 한, 두 개쯤은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쪼록 그런 새로운 요소가 추가돼 정말 새로운 ‘신’ 야구가 되길 바란다.
종합: 7.2 그래픽 : 7 사운드 : 7 완성도 : 6 흥행성 : 9 조작감 : 7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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