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올 상반기 국내 상장 IT업체의 경영실적을 보면 한마디로 ‘기업 성장력의 지속적인 둔화,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상장된 392개 IT업체의 상반기 매출액은 총 82조47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7조70억원에 비해 5.2% 줄었다. 2분기를 IT경기 바닥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 어느 정도의 실적 악화는 예상됐지만 이처럼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IT업체들이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고 있는 데다 실적이 올해들어 갈수록 나빠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실적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세계 IT 경기가 호조를 보였던 작년과는 상반될 정도로 침체의 수렁에 빠진 데다 원화 강세, 유가 급등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매출액 감소는 그만큼 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성장력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더욱 우려할 일은 상장 IT업체들의 영업이익 하락 폭이 매출액 감소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작년 상반기 17.6%에 달했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올 상반기에는 9.58%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니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당연하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IT업체는 이익이 45∼60% 줄었고 삼성SDI·LG필립스LCD 등 디스플레이업종은 적자 반전현상을 보일 정도로 기업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코스닥의 경우 IT하드웨어 업종은 순이익규모가 64%나 줄었고 IT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업종은 적자를 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그중에서도 국내 대표 벤처로 꼽히는 다음이 175억원의 적자를 냈고, 한때 차기 코스닥 황제 주로 주목을 받았던 웹젠이 4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충격적이다. 반도체 및 IT부품 기업은 순이익이 40% 이상 감소했고, 정보기기·통신장비업종은 적자로 전환됐다. 작년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며 선전한 기업이라고는 내수기반의 통신·방송서비스업종뿐이라고 한다.
사상 유례 없는 고유가와 환율 불안이 그대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부진은 대형 IT업체의 부품 발주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데다 원자재가 상승과 달러 약세로 어려움을 겪는 등 후방 산업체로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국내외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대내외 경제여건을 보면 내수와 수출 모두 고전이 예상된다. 소비 심리는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고, 세계 경제 또한 예측조차 불허한다. 연일 치솟고 있는 유가는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에다 중국의 위안화 추가 절상 가능성으로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등 대외 경제여건이 우리에게 불리하다.
기업은 투자를 해야 미래가 있다는 사실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투자도 부진하다. 기업들이 유가·환율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환경과 불투명한 경기전망을 이유로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투자-고용-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지 못하면 소비심리가 냉각돼 그야말로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만큼 지금은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의욕을 북돋우고 신규투자를 유인해야 한다.
국내외 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불투명해지는만큼 IT기업들은 상반기의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등 기본에 충실하면서 알뜰경영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는 없다는 것을 이번 실적 결과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역시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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