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는 부가가치가 제조업의 2배가 넘고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이며 기업 및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보가전·자동차·군장비 등 각종 기기에 임베디드소프트웨어가 탑재돼 가치를 높이고 있는 데다 사이버 교육의 활성화, 디지털콘텐츠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필자가 5년 전에 예측했던 소프트웨어산업의 큰 틀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되는 듯한 느낌이다.
때를 같이해 글로벌 IT 협력체 구상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한·중·일 3국은 2003년부터 3G·차세대 이동통신·차세대인터넷·통신망 안전·정보보호 등 7개 분야 포럼 및 협의체 설립 합의 등을 시작으로 공개소프트웨어, 차세대인터넷주소(IPv6), 전자태그(RFID) 공동 프로젝트 추진 등 굵직한 차세대 협력 사업들을 하나씩 실현시키고 있다. 한국은 거대 잠재시장이며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 핵심기술을 보유한 일본을 연계하면서 글로벌 표준과 커뮤니티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중·일 3국의 IT 협력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특히 한국은 새로운 기술적용을 위한 글로벌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한국의 소프트웨어산업은 80∼90년대 인프라 정비 및 인터넷 확산, 도전적인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의 전성기를 거쳐 비약적으로 성장해 2000년대에는 잘 갖춰진 IT인프라의 바탕 위에서 전자정부·임베디드소프트웨어·e러닝·온라인게임·보안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일본 등 IT 선진 국가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인정받는 소프트웨어기업도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2004년 정보통신부는 ‘2007년까지 정보통신 8대 서비스 기반 위에 3대 인프라를 구축하고 9대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등 산업의 순환고리를 활용, 부가가치를 높여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달성한다’는 IT839 전략을 세우고 체계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 추진중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소프트웨어를 지목한 것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일본 히타치사의 솔루션사업본부를 담당하고 있고, 지난 7월 말 정보통신부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주관한 ‘솔루션 해외진출협의회 및 한·일협력세미나’에 한국 측 파트너사인 LG히다찌사와 공동으로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정통부가 중심이 돼 소프트웨어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추진중인 IT SMERP 정책을 소개받고 일본에 없는 체계적인 정부 지원정책에 매우 감명받았다. 7월 28일에는 전문협의회에 참가해 분야별 한국의 우수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일 협력방안을 소개하는 자리도 가졌고, 이후에는 보안·모바일·PACS 분야 등의 7개 기업과 비즈니스상담 기회도 가졌다. 그중 몇 개 기업의 제품은 시장성도 높고 가치제공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돼 현재 히타치사 및 그룹사 관련 사업부서에서 정보를 공유해 협력방안을 검토중이다.
한국의 소프트웨어기업이 일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제품의 완성도 제고, 추진조직 설립, 진출전략 수립 등 해외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둘째, 현지 시장에서 신뢰를 갖춘 대기업 채널들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제품의 현지화 및 도입 후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채널파트너를 적극 지원해 현지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즉, 제품의 기술력,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준비, 현지기업과의 협력은 성공적인 현지진출을 위해 필수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문화적, 산업적 연계성이 높고 앞으로도 협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의 역동성과 벤처정신, 일본의 완벽주의 정신이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전개될 새로운 패러다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호 강점분야를 살릴 수 있는 협력이 필요하며, 상생의 협력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이번 정통부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방문, 전문솔루션 기업과의 만남은 그 가능성을 체험한 자리였다.
◆가자마 주니치 일본 히타치 솔루션사업본부장 j-kazama@hitachi-op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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