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와 다국적 컴퓨팅 업체 간 협력 모델이 하나 둘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문자생산방식(OEM)에서부터 공동 영업 및 마케팅 등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서서히 준거사이트를 늘려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로의 공동 진출까지도 노리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국산 솔루션 업체인 엔키아로부터 OEM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6개월 동안 10여곳에 이르는 사이트를 확보했으며, 한국IBM도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와의 협력으로 콘텐츠관리시스템(CMS) 부문에서 국내 금융권에 진입한 데 이어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한국후지쯔는 날리지큐브와 공동 마케팅 활동을 펼쳐 아주그룹 12개 계열사와 아세아시멘트·한국과학문화재단·한일시멘트·삼화페인트·서울우유 등 다수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엔키아, 아이탑시스템 간의 협력 형태가 대표적인 OEM 모델이다. 한국썬은 지난해 12월부터 엔키아의 옴니워커 제품군에 썬의 노하우를 반영한 ‘SOMS-EMS’ 제품군과 아이탑시스템의 ‘S2O-매니지먼트’를 기반으로 ‘SOMS-ITSM’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다. 이미 제조업체 6개, 공공기관 3개, 금융기관 1개의 사이트를 확보했으며 조만간 더 많은 구축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것이 한국썬 측의 설명이다.
거꾸로 한국 업체가 다국적 컴퓨팅 업체의 솔루션을 OEM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 형태와 차별성 있는 점은 단지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한국IBM의 CMS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한국IBM의 도움을 받아 일본IBM과 접촉하고 있으며 공동 마케팅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와 다국적 업체 간 제휴는 국산 솔루션 수출 채널로서의 의미도 크다. 한국후지쯔는 최근 서버 보안업체인 티에스온넷(대표 임연호)과 협력하기로 계약했다.
한국후지쯔는 티에스온넷의 서버 보안 제품인 ‘실드웨어(Shiedware)’의 품질 검증을 해주고 일본 후지쯔SSL과의 중간 코디네이터 역할을 담당해 티에스온넷의 일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티에스온넷은 현재 일본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전자정부 관련 프로젝트 수주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일본 내에서 지명도가 높아졌다.
부경웅 한국후지쯔 부장은 “국산 소프트웨어를 일본에 소싱하기 위해 협력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일본에서 성공하면 다른 나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썬도 올해 들어서만 D&S테크놀로지, SCG그룹, 윈디소프트 등과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이들 업체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지원해줄 계획이다.
한국HP는 △오픈뷰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파트너 프로그램 △오픈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용해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 발굴뿐만 아니라 이들 업체가 해외로 진출할 때 마케팅까지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국산 솔루션 업체와 다국적 업체 간 제휴는 국내 업체의 경우 다국적 업체의 글로벌 영업망을 이용해 해외 진출을 쉽게 할 수 있고, 다국적 컴퓨팅 업체도 국내에서 영업 기회를 늘려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 컴퓨팅 업체들의 ISV 지원 정책에 따른 기본적인 협력도 있겠지만 OEM이나 공동 마케팅, 판매에 대한 심도 있는 협력 모델도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형진 한국IBM 실장은 “다국적 컴퓨팅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해외로 진출하고 싶은 한국 업체의 경우 이를 이용하면 더욱 쉽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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