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이 내 집무실’
하광운(52) 레이젠 회장이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연구원들과 함께 동거동락하고 있어 화제다.
하 회장은 외근이 없는 날이면 연구실로 출근해 연구 결과를 살피며 연구원들의 고충을 해결한다. 회사에서 하 회장이 맡은 역할이 바로 연구개발과 생산 총책임자이기 때문. 미래사업 추진은 전문경영인인 태성길 사장에게 일임하면서 하 회장은 연구개발 진두지휘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하 회장은 연구실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물론 옷도 연구원들처럼 티셔츠와 면바지 차림이어서 얼틋 보면 영락없는 연구원이다.
최근 경영지원실과 임원실을 군포공장에서 안성공장으로 이전하면서 회장실도 없앴다. 연구실과 생산현장에 상주하는 데 굳이 회장실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하회장이 고집했기 때문. 이 때문에 책상 앞에 앉아있기 힘들어 중요보고를 메일로 보낼 때는 꼭 문자메시지로 먼저 알리도록 했다. 대신 그 공간에는 접견실을 마련해 외부 손님이 찾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연구원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맡는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했다. 최근에는 1주일 후에나 부품을 공급하겠다는 협력업체를 찾아가 ‘안주면 매일 귀찮게 할 것’이라는 협박(?)으로 단 하루 만에 제품을 받아오기도 했다.
하 회장은 “미래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은 태성길 사장이 맡아서 하고 있고 내가 하는 일은 연구와 생산을 총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집무실이 필요없다” 면서 “연구개발을 총 책임지는 것과 연구원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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