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 DTV 보급 확대 `초강수` 검토
방송위원회가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TV(DTV) 보급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오는 2010년 1월 ‘아날로그 방송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적극 검토중이다.
이는 2010년 DTV 보급률이 95%에 이르러야 한다는 당초 계획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한을 둔 DTV 강제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DTV 보급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전망이다.
방송위 고위 관계자는 “지지부진한 DTV 보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는 2010년 1월부터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중”이라며 “현재 이를 위해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15일 말했다. 방송위가 이처럼 DTV 전환 시기를 아예 못박겠다고 나서는 데는 지난해 DTV 전송방식 합의와 정부·업계의 각종 보급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DTV 보급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DTV 강제전환 방침은 지상파 방송사 일각을 제외하면 현재 획기적인 경기진작 요인을 찾아야 하는 정부나 가전 등 업계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돌파구로 해석된다. 정통부 고위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으로 방송위와 협의한 바는 없지만 DTV 전환 시기를 확정한다면 조기 활성화에는 분명 도움 되는 일”이라고 공감했다.
방송위의 이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오는 2010년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DTV 전면 실시를 강행할 경우 문제는 이에 따른 투자재원 마련”이라며 “현재 민간업계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가와 업계에서는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DTV를 전면 보급하는 데 따른 재원을 2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방송위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강구한 뒤 DTV 강제전환 일정을 확정 발표하고 당장 내년부터 지상파 방송사의 DTV 전환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지난 99년 DTV 보급에 나선 미국의 경우 오는 2006년 말까지 전국 DTV 보급률이 85% 이상이면 이때부터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한다는 계획 아래 100달러(10만원대) 이하 셋톱박스 개발 등을 통해 DTV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