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확대 노린 `초강수`…문제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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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DTV 보급 정책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방송위원회가 오는 2010년 1월 아날로그 방송 중단이라는 고강도 처방을 모색중인 것은 지지부진한 현 상황의 타개를 위해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세계적인 추세인 DTV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이미 이런 공감대 속에 가장 문제가 됐던 투자 재원 마련과 저소득층 보급 확대를 위한 복안도 짜내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방송위의 구상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는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국내 DTV 보급 환경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위 결단=방송위 고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DTV 전환 시기를 못박는 방법 외엔 해답이 없을 것 같다”면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4년여간 기술 표준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만 거듭하다 지난해 7월 전송 방식 문제를 해결해 놓고도,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DTV 전환에 이렇다 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10년 1월은 당초 계획상 ‘이때까지 보급률 95%를 달성해 자연스러운 DTV 전환을 이뤄내겠다’던 목표 시점. 하지만 지금처럼 그냥 내버려 둘 경우 자연스러운 보급 확산은 요원한 희망사항 정도로 전락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개국하기로 했던 도청 소재지 DTV 방송국들은 39개 가운데 22개만 완료됐다. 17개 지역은 아예 이행조차 못하고 있다. DTV 보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지난 상반기까지 작년에 비해 50% 이상 판매가 늘긴 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특수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재원=정부나 업계 모두 현재 지지부진한 DTV 보급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환 시기를 못박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강제전환 시점을 잡더라도 소비자 선택권 제한 논란 등 부수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투자 재원 확보라는 난제에 대한 해결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 방송위의 공식 방침 발표까지는 좀 더 신중한 검토 작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뜻 나서기 어려운 대목이 2조원 이상대로 추산되는 엄청난 전환비용. 지상파 방송사의 DTV 전환 작업에 국민들의 DTV 구입비용을 합친 수치다. 업계가 추정한 바로는 셋톱박스 내장형과 분리형을 모두 합할 경우 현재 300만대 가량 보급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가시청 1600만 가구 가운데 18%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중저 소득층에 DTV를 보급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은 연간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방송발전기금과 정통부의 연구개발기금 가운데 극히 일부. 정부가 DTV 전환 일정을 강제하려면 기존 아날로그 TV에서도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보급형 셋톱박스를 개발, 사실상 무상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민간업계의 투자를 좀 더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해 보인다.

 방송위의 고위 관계자는 “기금은 물론이고 민간업계의 투자유인책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했고, 정통부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힘을 모으는 분위기다. 방송위가 DTV 강제전환 시기를 오는 2010년 1월로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이를 위한 투자 재원의 복안이 무엇일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준상 정통부 방송위성과장은 “여러 가지 선결 요건은 있어야 하지만 세계적인 DTV 보급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전환 시기 확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면서 방송위와 의견을 같이했다. 정통부는 현재 DTV 방송국 개국을 완료한 수도권, 광역시, 일부 도청 소재지 등을 중심으로 전파 수신 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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