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케이블방송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아날로그 케이블TV 요금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정상화되고 있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경쟁력 강화에 한 몫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시장을 주도했던 할인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할인상품은 30∼50개 채널을 묶어 매월 4000원대에 판매하던 상품으로, 저가 경쟁의 씨앗이 돼왔다. 또 보급형 상품도 최근 1∼2년새 6000∼8000원선까지 가격이 상승,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상품의 수도 고급형, 보급형 등 3∼4개로 다양해졌다.
◇현황=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은 양천지역에서 판매돼온 31개 채널 상품을 2002년 5000원, 2003년 5500원, 2004년 6000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했다. 또 53개 채널 상품도 2002년 6500원에서 지난해 9월 10000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랐다.
서울지역최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도 보급형 채널을 전체적으로 6000∼8000원선으로 통일했다. 씨앤앰이 최근 인수한 남부케이블의 경우 기존 4000원이던 보급형 상품을 4000원·7000원·1만2000원 등으로 세분화했다.
큐릭스도 보급형 채널 가격을 씨앤앰과 비슷한 수준에서 맞췄다. 현대백화점계열 MSO인 HCN은 산하 서초케이블의 보급형 가격을 최근 소폭 인상해 7000원으로 정했다.
◇정상화의 동인=그간 과열경쟁으로 인한 지나친 가격 인하는 SO들의 수익악화로 직결됐다. 때문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 줄 수신료도 제때에 못 주는 사례마저 있어왔다.
유시화 씨앤앰 과장은 “케이블TV 요금은 중계유선(RO) 및 위성방송 등과의 경쟁이 심화, 지나치게 내려갔다”며 “RO 인수합병 등 시장구도가 정리되면서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케이블방송 전환을 위한 가격 완충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의 경우 상품가격이 1만5000∼2만5000원의 고가이기 때문에 아날로그 상품간 격차가 현저하다. 기존 아날로그 가입자들을 디지털방송 가입자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둘 간 가격 격차를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SO로선 아날로그를 얼마나 빨리 디지털로 전환시키느냐가 최대 숙제다.
◇부작용도 속출=기존 값싼 상품에 익숙한 가입자들이 고가로 이끄는 과정에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SO들이 요금인상 과정에서 가입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SO의 경우 신규가입 고객들에게 의도적으로 고가 상품 가입을 유도하기도 했다. 신규 고객에게 저가 상품의 존재를 설명하지 않아, 고객들이 자신의 선택권을 모르고 고가 상품에 가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서울지역 한 SO의 경우 고객센터 직원이 의무형 상품(4000원)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설명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사례가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의무형(저가 상품) 설치비를 기본형(고가 상품)보다 높게 책정해 하는 방법을 쓰는 SO도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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