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박단소(輕薄短小).’
벨웨이브 휴대폰 디자이너들이 사용해 오고 있는 공통된 디자인 언어다. 그래서 인지 지난 6년 간 벨웨이브가 선보인 휴대폰은 작고 가벼운 제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벨웨이브는 지난 2000년 전 세계 GSM단말기 중 가장 작은 크기의 단말기(모델명 VG-100)를 개발했다. 특히 A8, V08, BD30·38 등 단말기는 벨웨이브가 지난 2003년 중국에서 이른바 ‘벨웨이브 신화’를 이루는 데 효자노릇을 했다. 벨웨이브는 경박단소 전략이 성공하면서 지난 2003년 매출액이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경영난을 겪었지만 현재까지도 유럽, 러시아, 남미 휴대폰 시장에서 판매하는 초소형 GPRS폰(Neo-100)은 소형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벨웨이브 휴대폰의 정체성을 경박단소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다.
벨웨이브 기구디자인팀은 벤처기업 답게 올 하반기 새로운 디자인 실험을 통해 제 2의 부흥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파트 6명을 포함해 기구·디자인 그룹 20명은 기존 단말기와 전혀 색다른 느낌의 단말기를 개발중이다.
다름 아닌 ‘슬라이드 타입 슬림폰.’
이달 하반기부터 해외 시장에 출시될 슬라이드 슬림폰은 2인치 LCD와 얇은 두께로 디자인 돼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품은 “새로운 시장을 리더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출”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창조적이고 실용적인 휴대폰을 추구하는 벨웨이브만의 색깔이 묻어 난다.
전선아 벨웨이브 연구소장은 “폴더형 슬림폰 시장은 모토로라 레이저가 디자인 리더쉽을 구축했다”며 “하지만 슬라이드 슬림폰 시장은 벨웨이브가 처음으로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전선아 연구소장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결합해 휴대폰을 개발하고 있다”며“바, 플립, 폴더, 슬라이드로 이어지는 휴대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줄 수 있는 디자인(Form Factor) 변화를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능은 절제시키고, 디자인의 장점을 살려 가격경쟁력을 갖춘 좋은 휴대폰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특정 시장에 최적화 된 단말기 개발을 통해 위험부담을 줄이겠다는 의지다.
“실장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휴대폰 디자인은 그림에 불과하다”는 벨웨이브 기구디자인팀의 의지가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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