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무선망 사업 수주전 새로운 국면 전환

모토로라의 강세가 예상되던 국가 통합지휘무선통신망(통합무선망) 시범사업 수주전이 일부 업체의 이기종 시스템간 연동 성공소식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4일 인천지방경찰청 테트라 주파수공용통신(TRS) 시스템을 구축한 한전KDN과 케이엠텍, 텔트로닉스 등 업체 관계자들은 게이트웨이를 통한 이기종 시스템간 연동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통합망 사업추진 방향이 기존 경찰청망을 최대한 활용키로 결정된 이후 과거 서울 경찰청 시스템 구축 경험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던 모토로라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타 업체들의 이기종 연동성공 소식에 모토로라는 이번 연동을 진정한 의미의 이기종간 연동으로 볼 수 없다며 평가절하하고 나서 업체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모토로라 입장에선 이기종간의 연동을 인정할 경우 새로운 경쟁 구도 속에서 수주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인천지방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을 포함한 기존 5개 지방 경찰청 시스템간 연동.

인천경찰청 시스템 구축 업체들은 현재 다른 지역 경찰청에 인천 지역 사용자의 아이디를 한 번만 등록하면 그 지역으로 이동해서도 아무 문제 없이 통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들 업체들은 인천경찰청 관계자들과 함께 인천에서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구까지 가면서 연동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속 120㎞ 속도로 달리며 서울, 대전, 대구 등지의 시스템과 연동에 성공한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또 무선구간 적용 규격 및 단말기와 게이트웨이간 인터페이스 등 무선연동 방법을 테트라 ETSI 및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규격에 맞췄다고 덧붙였다.

유럽표준(테트라 ISI)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킬 수 있는 표준 규정을 모든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API 프로토콜을 오픈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실제 사용에 필요한 모든 기능은 구현했다”며 “국가 사업에 대한 단일기업 독점구도를 깰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모토로라측은 인천경찰청 시스템은 이기종 연동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천 시스템의 이기종 연동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이트웨이를 통해 연동에 성공했더라도 그건 동일 시스템 내에서의 연동에 비해 극히 제한적인 수준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동일 시스템상에서는 별도의 아이디 등록이 필요없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련 장비업체간 프로토콜 공개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 관계자들이 3일 진위파악 차원에서 인천지방경찰청을 방문, 시스템을 둘러본 후 공식 자료를 요청하고 연동 부분과 관련된 기술 현황을 파악에 나서, 수주전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합무선망 사업은 현재 소방방재청이 구매 규격서를 완료, 오는 9일 업체 대상 설명회를 개최한 뒤 조달청에 조달 의뢰를 할 예정으로 막바지 공급업체 선정작업이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범사업 수주업체가 향후 진행될 3348억원 규모 전체 사업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절대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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