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메모리 형제` 빛났다

 ‘한국 메모리 형제의 세계 질주.’ 전세계가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메모리업계에서 유독 한국의 삼성과 하이닉스만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메모리산업의 토양’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메모리 나홀로 흑자 배경은=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두 회사의 높은 판매단가와 생산성을 꼽는다. 민후식 동원증권 전문위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판매하는 D램 제품의 단가는 세계 반도체업계 평균공급단가보다 28∼40% 높다”며 “여기에 생산성과 직결되는 미세공정도 삼성의 경우 6개월 이상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미세공정이 10나노 낮아지면 제품 단가를 20% 이상 낮출 수 있다. 하이닉스의 경우 200㎜에서 90나노 공정을 실현하는 등 해외업계의 상식을 깨는 기술전략으로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을 높인 뒤, 흑자를 기반으로 세계시장 기선 제압에 성공한 케이스다.

 ◇처지는 달라도 세계를 주도하는 형·아우=삼성전자는 후발업체들과 기술적으로도 6개월 이상 격차를 벌리며 세계시장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은 예견된 일이다. 반면 하이닉스의 상황은 ‘천우신조’에 가깝다. 300㎜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때 묘하게도 하이닉스에 비해 한 발 앞서 투자한 해외 경쟁사들이 300㎜·0.11미크론 공정 전환에 잇따라 실패했다. 이때 하이닉스는 경쟁사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단기간에 첨단 공정 세트업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한 삼성전자는 충분히 1등으로서 수혜를 누리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늦었던 하이닉스는 그 나름대로 경쟁사의 전철을 밟지 않고 투자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

 ◇감소하는 D램 수익성 낸드플래시로 커버=지난 2분기 D램 평균 단가가 20%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나란히 2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마이크론(-12%)·인피니언(-19%)·엘피다(-5%)·난야(-13%) 등은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김수겸 IDC 이사는 “삼성전자·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에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D램과 플래시메모리를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D램과 낸드 플래시메모리 간 라인 할당을 통해 생산량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직 D램에만 의존하는 인피니언·마이크론과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기간 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50%를 낸드플래시에서 거뒀고, 낸드 플래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그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업계 구조조정 이제는 한국이 수혜국=전문가들은 내년과 2007년의 D램 경기에 따라서는 후발업체들의 시장 퇴출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이닉스가 해외 경쟁사로 팔려 나갈 뻔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하이닉스는 메모리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이 예상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파장은 한국업체들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민후식 연구위원은 “인피니언은 자동차용반도체에, 마이크론은 CIS에 사업역량을 기울이고 있다”며 “메모리업계의 합종연횡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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