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비율 38% `독일의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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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0인 이상 제조업체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 혁신이나 공정 혁신 등 기술 혁신을 하고 있는 비율은 38%에 불과해 독일(67%), EU(47%)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혁신 동기를 생산투입요소비용 절감, 노동비용 절감 등 공정혁신 분야에 맞추면서도 실제 혁신활동은 제품혁신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등 기술 혁신 동기와 추진 전략 간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은 31일 ‘국내 제조업의 기술 혁신 실태와 시사점’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민간기업의 R&D 투자가 2000년대 들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성장동력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줄어드는 R&D 투자, 기술 혁신도 양극화: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총 R&D투자액은 2003년에 15조원으로 5년 전보다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매출액 대비 R&D투자비율도 2.64%로 높아졌다. 그러나 총 투자의 43%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하이닉스반도체, GM대우 등 상위 5개사를 제외할 경우 여타 대부분 기업의 R&D투자 증가 폭은 크게 낮아졌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은 2003년부터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양극화로 인해 매출액 대비 R&D투자비율이 2002년 2.28%에서 2003년 2.23%, 2004년에는 2.20%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산업연구원 측은 “민간기업들의 R&D투자 위축은 미국, 일본 등 기술선진국과 중국 등 후발추격국 사이에서 우리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며 “당분간 민간 R&D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의 보완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혁신기업 비율은 대기업이 79%로 EU(80%), 독일(89%)과 비슷했으나 소기업·중기업으로 갈수록 격차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연계 R&D는 활성화, 개발기술 보호 방법 단순:산업연구원의 혁신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대학, 수급거래업체 등 외부 혁신주체와의 공동 협력이 EU나 독일보다 크게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재료·부품 등 납품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율은 25%로 독일(6%), EU(11%)에 비해 크게 높았으며 대학과의 공동 R&D 역시 독일(10%), EU(9%)보다 크게 높은 28%로 나타났다. 기술혁신 성과를 특허출원 여부로 살펴볼 경우, 한국은 기술혁신 성공기업의 37%가 특허를 출원함으로써 일본(34%), 독일(25%)보다 기술적인 혁신성과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특허의 질적 수준을 유추할 수 있는 해외 특허 등록률을 보면 한국은 24%로서 독일(78%), 일본(42%)에 비해 크게 뒤져 개발결과의 질적 수준이 크게 떨어짐을 알 수 있다. 기술 혁신 결과를 ‘조기 출시로 시장을 선점’ 하거나 ‘사내 기밀로 유지’하는 전략은 물론이고 ‘특허 등 지적재산권 등록’과 ‘디자인 복잡화로 모방 방지’ 등 비교적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일본, 독일과 달리 한국은 단순히 특허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돼 좀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연구원 측은 “일본, 독일 등 기술선진국과의 혁신역량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혁신기업의 저변 확대와 혁신내용의 고도화, 추진전략의 선진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