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산업 진흥의 성과와 과제]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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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는 ‘자립형 지방화를 통한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을 수립, 국가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해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마련하고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을 수립, 시행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지역산업 진흥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국가균형발전사업의 안정적인 재원 을 위해 ‘05년부터 약 5조 5000억원의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를 설치·운용 중이다.

그러나 중복 추진되는 사례가 많고 지자체의 자율성 발휘 사례가 미흡하며 사후 성과관리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와 산업자원부는 27일 지역사업 진흥을 맡고 있는 책임자들을 초청, ‘지역산업 진흥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보

윤창현 송도테크노파크(TP) 원장

윤형로 연세대 교수, 원주테크노밸리 원장

양균의 전북대 교수, 전북대 지역기술혁신센터(TIC) 원장

김태일 한국 광 기술원 원장

사회=유성호 전자신문 디지털산업부 부장



유성호 전자신문 디지털산업부 부장(사회)=대한민국은 서울 공화국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수도권 집중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는 지역산업 진흥을 위해 각종 노력을 해왔고 특히 참여정부는 최우선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산업 진흥정책에 대해 간력히 설명해 달라.

-오영호 산자부 차관보 =참여정부 들어와서 ‘국가 균형 발전 정책’을 국가 어젠더로 추진해오고 있다. 사실 과거에도 이런 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지방 산업의 급속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대구의 섬유, 부산의 신발 등 4개 지역의 전략 산업을 지원했다. 참여정부 이전에는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사업적으로는 단편적이고 시혜적인 측면이 있었다. 참여정부의 지역산업 진흥 정책에는 4대 정책 분야 16개 로드맵을 포함하고 있다. 4대 정책과제는 공공기관이전, 혁신도시, 낙후도시 개발, 기업 이전 등을 포함한 균형정책, 두번째로 혁신체제를 구축하고 지방 대학을 육성하는 혁신정책, 지역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R&D 특화 정책이 있고 마지막으로 제도 개선 등이 있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한 16개 로드맵을 만들어 진행중이다.

◇사회=지역산업 진흥 정책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그동안 진행돼온 정책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는지 살펴보자.

-윤창현 송도 테크노파크 원장 =송도 테크노파크는 조성 단계부터 철저한 기획하에 사업이 진행됐다. 특히 인프라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구축할지, 지역의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를 염두에 뒀다. 우선 테크노파크내에 대학 R&D 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기업에 필요한 시설을 한곳에 집적했다. 기업이 기술 개발에 에로가 있을때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기술 개발뿐 아니라 세무, 금융, 디자인 등 경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관·단체들도 한자리에 있다. 현재 35개 기업이 별도로 R&D 시설을 구축했고 80여개 기업이 시설내에 입주했다.

-윤형로 교수=사실 원주는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로 시작됐다. 98년 사업초기에는 불모지였다. 그러나 현재는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업체가 33개, 공단에 22개, 창업보육센터 및 기업 부설 연구소를 포함 총 66개 업체가 있다. 중앙 정부 지원이 크게 없어도 성공한 것은 의료부분으로 특화했기 때문이다. 또 인력양성, 창업지원, 연구지원, 시제품 제작, 인증 등 다 단계적으로 만들어왔다. 지원 주체도 한곳으로 단일화 한것도 성공 요인인 것 같다. 중앙 정부의 일관된 지원도 원주테크노 밸리의 성공의 비결이다. 지난해 이곳의 매출액은 460억, 올해 이 지역 매출액은 900억 정도 예상된다. 국내 대표적인 의료기기 업체가 여기에 입주의향을 밝혔으나 땅이 없을 정도다. 지멘스가 투자한 회사가 여기에 입주를 결정했다.

-김태일 광주 광기술원 원장= 광주의 광산업은 정부가 대규모로 투자해서 단 시간내에 광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추진한 작품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광주를 제외한 경인지역, 대전 지역의 광 산업 프로그램을 다 중단시켰다. 정부가 광산업을 하려면 광주로 내려가라고 권유할 정도였다. 2000년에는 40개 업체였으나 현재 230개 업체로 늘었다. 매출규모는 900억원에서 1조 500억 정도로 확대됐다. 또 정부가 광산업중에서도 고휘도 LED, 광통신부품, 카메라 모듈로 집중했다. 광관련 기관들도 광주로 내려왔다. 이제는 광주 3대 산업 중에 하나로 성장했다. 그러나 연구·개발·제조 중심의 클러스터다보니 주거할 공간이 없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양균의 교수=전라북도는 산업화가 가장 뒤진 지역이었다. 10여년전에 현대 상용차가 입주해왔고 GM대우가 들어온 것을 계기로 자동차 부품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산자부로부터 99년 지역기술 혁신센터로 지정된 후 본격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역에 관련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타 지역에서 금형, 열처리 업체 7개사를 유치하고 가능성있고 신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업체도 7개사도 유치했다. 자동차 부품 설계 인프라도 갖췄다. 지역 대학생과 산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2300여명을 교육했다. 10여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상품화 지원센터도 마련했다. 이 센터가 소문이 나자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이를 바탕으로 테크노파크도 유치하고 나노집적센터도 유치했다. 작년에 이곳에서 2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200명이 근무했다. 지난해의 산자부 지원이 종료됐기 때문에 자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오 차관보= 4개 지역 진흥 사업중에서 경남 기계 산업은 수출 주력 산업으로 성장했다. 2002년 93억 달러 수출했으나 지난해 161억 달러로 늘었다. 광주 같은 경우는 신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대구의 섬유나 부산의 신발은 지역경제의 급속한 침체를 어느 정도 막았다.추가 9개 지역은 지역특화센터를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되면서 창업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과정에 기업 이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음이 제주도로 가고 삼성전자 백색가전이 광주로 갔다. 다음과 삼성전자 이동으로 해당 지역의 GRDP가 각각 6.6%, 2.2%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삼성이 광주로 안갔으면 해외로 갔을 것이다. 공동화를 방지한다는 측면도 있다.

◇사회 =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느정도 국가 주도의 지역 발전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실패사례도 없지 않을 것이다.

-오 차관보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정 목적을 갖고 컨센서스 이루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일부 주도세력에 의해 변질되는 사례가 있었다. 국가 예산 투입에 비해 효과가 적은 것도 있었다. 지역 진흥 사업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사회 =실패 사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역산업 진흥정책이 싹을 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점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산자부의 설문 조사 결과 지원제도상 특화센터 건립, 공동 장비 구축의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고 기반 확충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이 같은 인프라는 모든 사업에 반영돼 있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로 생각되는 데.

-오 차관보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또 제대로 들여왔는지도 의문이다. 수요자 중심보다는 연구자 중심도 문제다. 접근성도 문제였던 것 같다. 추진 체계를 어떻게 일원화하는 것도 성공 요인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최근 국무회의에서도 지적됐듯이 지역 사업에 대한 중복 지원이나 사업간의 연계 미흡 등이 문제로 꼽혔다. 이런 문제점이 왜 나타나고 있는지,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양 원장= 여건이 바뀌면 모두가 새로운 사업을 할려고 한다. 기존 사업과의 중복이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신규사업을 수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업의 성과를 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 센터장이 고유 핵심 역량을 가지고 발전을 시켜야 한다. 센터마다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이럴 경우 중복이라는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오 차관보= 지자체가 전략사업을 고려할때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첨단 사업을 위주로 선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중복사업이 생기기 마련이다. 예를 들자면 4+9개 지역 사업이 있는 데 전주, 울산, 광주를 빼고는 10개 지역에서 모두 바이오를 하겠다고 한다.

◇사회=부처간의 경쟁으로 인한 지역 사업의 중복이나 힘의 분산 문제도 있는 것 같다. 원주 지역은 어떤가.

-윤형로 원장=원주는 부처간의 중복문제는 없다. 강원도의 경우 도가 잘하고 있다. 지역별로 명확히 구별해 육성한다. 광역자치 단체내의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광역자치 단체끼리의 경쟁은 상당하다. 욕심을 버리고 큰 시각에서 봐야 한다.

◇사회=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사업 진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가.

  -윤형로 원장= 공공기관 이전은 각 지역에서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결정 이후가 문제다. 지역에 내려가면 또 힘 겨루기가 발생한다. 강원도에 석탄공사가 왔는데 원주에 오면 바람직하지 않다. 탄광지역인 태백에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오 차관보=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예를 들어 울산은 에너지 군으로 돼 있다. 석유화학 업체들하고 울산대학 연계체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숙제다. 중앙정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내게 만드느냐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 지역내에서도 어떤 곳에 공공기관이 위치하느냐도 또 하나의 숙제다.

-윤창현 원장= 생기원의 본사는 천안에 있다. 그러나 광주에 광, 생산기반 인천, 부품 소재는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하기 때문에 근접지원이 가능하다. 그래서 공공기관 이전에서는 빠진 것 같다.

-오 차관보=그동안 우리나라는 압축성장을 통해 경제발전을 해왔다. 지역균형발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혁신에 동인이 될 것으로 본다.

◇사회=지역산업 진흥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자생력을 갖추어야 하지 않은가.

  -윤창현 원장=지역의 학교나 연구기관을 보면 특정 분야로 특성화하지 못한 것 같다. 학교도 이제 자기 지역내거점 산업과 연계를 해야 한다. 앞으로의 모든 지적 산업은 인력이 중요하고 얼마나 중요한 인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이 되는 것 같다. 인력이 있느냐에 따라 자본도 몰린다. 지역 산업에 위치해 있는 지방대학이 특성화된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느냐, 확대 재생산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교육부와도 연계돼 있는 문제인 것 같다.

-오 차관보= 지역산업에 적합한 R&D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중장기적으로 큰 사업을 할 수 도 있지만 R&D분야가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개발을 지원해야 하고 기업도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두번째는 사업화다. 사업화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지역산업의 자생력은 R&D부터 생산, 판매 각 부분에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판로 확보에는 아직도 취약하다.

-김 원장= 광기술원이나 TIC는 기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재정 자립 요청을 받고 있다. 공생할 수 있는 롤 모델이 필요하다. 광 기술원에 입주한 기업을 도와주고 지분을 얻는 방식은 어떤가. 이러한 것이 이루어져야 재정 자립이 이루어진다. 산자부도 국가 연구소의 자립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 않은가.

-오 차관보= 전자부품연구원은 기술 개발을 하고 이를 해외 업체에게 팔아서 올해 러닝로열티 수입이 55억 정도 기대된다. 기술개발하고 있는 연구소들이 국내만 고집하지 말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정부에서 이를 막는 것은 아니다. 경북테크노파크 경우가 재미있는 연구 사례다. 자회사를 만들어 수익 사업을 벌이고 있다.

-양 원장=3년 지나서 자립에 대해 고민이 됐다. 회사처럼 ISO 인증을 땄다. 부품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상품화 지원센터를 설립했다. 30∼40억 정도 장비 구축해서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판매했다. 현재 15억 정도 기술 용역을 수주했다. 이것도 하나의 케이스가 될 것이다.

-윤형로 원장= 지방에서 가장 큰 문제가 인력문제다. 원주는 의료공학쪽에 누리 사업을 통해 장학제도를 지역학생대상으로 시행했다. 우수한 학생을 이곳에 둬 1년만에 성공을 거뒀다. 좋은 학교가 있는 곳에 좋은 기업이 있기 마련이다. 의료산업이 발전하다 보니까 산업디자인학과를 의료디자인학과로 바꿨다. 졸업생 전체가 취직됐다. 메디칼 패키징학과도 있다. 화학과, 물리과가 메디컬 센서과로 바꼈다. 한 학과의 특화가 전체의 특화를 가져왔다.

◇사회=어디가 지역혁신 주체가 돼야 하는지도 과제다.국가산업단지공단, 테크노파크,지역혁신센터,TIC 등 다양한 주체가 있다.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나.

- 윤창현 원장=테크노파크가 주체가 돼야 할 것 같다. 산업단지공단은 기업 관리로 시작했다. 테크노파크는 본래 기술 개발 주체로 시작됐다.

-윤형로 원장= 테크노파크는 지역 전체적으로 특화 산업의 정책적인 조율을 하고 대 정부 창구로 역할을 하고 단위 산업별로는 지역특화산업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테크노 파크의 역사가 일천하다보니 역량 차이가 많이 난다.

-오영호=지역혁신 주체들이 아직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만큼 지역특성이나 현실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통합해 나갈 것이다.

◇사회= 지역산업 진흥책이 수도권 규제로 이어져 외국인 투자유치,제조업 활성화와 상충된다는 지적이 있다.

-오 차관보= 산업연구원(KIET)에서 7월 8일부터 13일까지 63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앞으로 투자를 한다면 어디다 하겠느냐는 항목이 있는 데 지방에 하겠다가 51%, 해외 투자는 38%, 수도권은 14.7%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묶어놨으니 지방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데 사실은 다르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어디다 투자하겠느냐는 항목에는 수도권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15.9%밖에 없다. 지방이 51%, 해외가 33.7%다. 수도권 규제때문에 해외 투자가 안된다던지 해외로 나간다는 얘기는 연관 관계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초창기에 부작용이 있더라도 국가 균형발전하고 수도권 발전, 해외 투자 유치와 맞물려 돌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사회= 지역산업 진흥정책은 이제 부터 시작이다. 각 지역마다 특성화된 산업이 싹을 틔우고 있는 만큼 성과를 최대한 살리고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지금까지 논의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부가 보다 효율적인 정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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