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은행 내 모든 PC에 ‘한컴오피스’를 도입함에 따라 MS오피스의 금융시장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한글과컴퓨터는 이를 계기로 기업시장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업 오피스 시장의 지각변동까지 예고된다.
◇특정 제품 의존도 줄인다=MS오피스를 사용해 오던 하나은행은 MS와의 라이선스 분쟁을 통해 특정 업체 제품에서 탈피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따라서 호환되는 두 제품을 동시에 사용, 공급업체와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게 하나은행의 방침이다.
실제로 MS와 협상을 마친 하나은행은 은행 내 PC 9000대에 MS오피스와 한컴오피스를 동일하게 설치, 사용키로 했다. 하나은행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식프로그램인 엑셀은 한컴오피스에 포함된 넥셀과 100% 호환돼 은행 업무에 차질이 없다는 게 하나은행 측 설명이다.
하나은행 측은 “연초부터 하나은행 지점과 본점에서 사용하는 17개 솔루션을 한컴오피스에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 최근 모든 설치작업을 완료했다”며 “하나은행 지점 대부분이 이미 한컴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컴과 체결한 라이선스는 MS의 EA 계약과 비슷한 형태의 ILA로, MS오피스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구상이다.
◇타 은행 확산 가능성=하나은행과 MS의 저작권 분쟁을 지켜본 타 은행들 역시 근본적인 생각에는 하나은행과 차이가 없다. 따라서 그동안 MS오피스 제품을 사용해 온 시중은행 등 금융권은 이번 하나은행의 사례가 처음인만큼 향후 도입 성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에 하나은행과 MS 간 공방으로 EA 협상 테이블에서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은행들은 재계약이 이미 성사된만큼 아직 하나은행처럼 듀얼SW 활용전략을 내놓긴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다국적SW와 사후 서비스 정책 등에 불만과 부담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토종SW의 성능이 우수하고 기존 업무시스템 적용시 무리가 없다면 채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다.
한 시중은행의 IT 관계자는 “기간 시스템과 업무용 응응 애플리케이션 등은 안정성과 성능이 검증되지 않을 경우 도입이 쉽지 않지만 국산 솔루션으로 대체해도 업무와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례와 분석이 나오면 도입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 오피스 시장 지각변동=특히 하나은행이 MS오피스와 대등한 수준으로 한컴오피스를 도입함에 따라 금융기관 등 대형 레퍼런스를 독식해 오던 MS는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됐다.
한컴 측은 “MS오피스보다 빠른 기술지원이 가능한 국산 오피스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금융권의 첫 사례”라고 밝혔다.
따라서 올해 초부터 기업 시장 영업을 강화해 온 한컴은 하나은행이라는 거대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성공, 이를 시작으로 기업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한컴 측은 “하나은행이 한컴오피스를 도입한 것은 은행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넥셀프로그램에 대해 검증했다는 의미를 가진다”며 “타 금융기관을 비롯해 대기업 시장으로의 공급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1000억원대 규모로 예상되는 오피스 시장에서 한컴은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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