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세계로 세계로"]디지털홈 컨버전스 이끄는 `매직박스`

세계를 향한 국내 셋톱박스 업체의 진군이 시작됐다.

셋톱박스가 가정 내 홈게이트웨이, 홈서버 등으로 자리를 굳히며, 미래 디지털홈 컨버전스를 주도할 핵심 인자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한때 TV에 종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항간의 비관론을 딛고, 정보가전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휴맥스를 선두로 토필드, 가온미디어, 셀런 등 업계가 최근 코스닥에서 상승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고성장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 시장 방송사업자를 중심으로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한 국내 셋톱박스 업체의 숨은 노력이 존재한다.

◇휴맥스, 역시 국가대표=요즘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셋톱박스 업계 맏형답다. 바닥세를 오고가던 주식을 단숨에 끌어올리며, 셋톱박스 업계 주식시황을 주도하고 있다. 휴맥스는 최근 방송사 직구매 시장 대상 셋톱박스 사업 강화로 지난해 1%대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을 8%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2005년 1분기에만 영업이익 53억원을 올리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42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만도 미국과 일본, 유럽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며,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휴맥스는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올 목표치인 5500억∼6000억원 매출 달성과 6∼7% 영업이익률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방송사 직구매 시장 매출을 통해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출혈경쟁을 피했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 받았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홈캐스트(대표 신욱순)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둔 유럽 방송사 직구매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방송사 직구매 시장은 일반 리테일시장과 달리, 방송사업자가 주체가 되어 가입자를 확보하기 때문에 셋톱박스 구매가 꾸준히 일어난다는 점에서 업계 모두가 욕심내는 시장이다.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홈캐스트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방송사업자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아∼ 독일월드컵=2006년 독일 월드컵 최대 수혜자는 단연 셋톱박스 업체와 TV업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디지털 방송으로 승부를 걸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당국가 케이블 및 위성 방송 사업자 사이에는 기존 아날로그 셋톱박스 교체 붐이 일고 있다. 휴맥스를 비롯한 홈캐스트, 가온미디어 등이 노리는 시장이기도 하다. 독일 프리미에르(Premiere)사, 러시아의 버서텔(Versatel), 컴코(Comcor), 엔티비플러스(NTV+), 북유럽 케이블 방송사업자 콤헴(Comhem)과 지상파 방송사업자 박서TV(BoxerTV)등이 우리 기업의 수중에 떨어졌다.

셋톱박스 업체들이 유럽지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각 국가마다 다양한 방송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 방송사업자별로, 방송방식과 CAS, 서비스 요구 사항이 모두 달라 첨단 기술력과 빠른 개발 능력을 보유한 우리 기업에게는 황금밭이 되고 있다. 최근 방송사 직구매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사양이 높아, 중국제품의 저가 공세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셋톱박스는 디지털 홈 본체=셋톱박스 업체는 최근 자신감을 회복했다. 셋톱박스가 TV의 종속제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PC 본체와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메모리와 각종 기능들이 업그레이드 돼야 하기때문에 10년∼20년 주기의 TV수명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셋톱박스가 TV 안에 내장될 경우 제품 업그레이드가 어렵고, 향후 개발될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셋톱박스의 독자성은 더욱 강조된다. 업계는 TV는 디스플레이일 뿐, 향후 홈네트워크 시장에서 셋톱박스가 컨트롤 타워로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에 주도권은 당연히 셋톱박스 중심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또 각 국가마다 표준이 다르고 전송방식, CAS등 기술 요구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대기업보다는 빠른 기동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유력하다고 강조한다. 경험에 의한 논리이기에 이 말이 전하는 메시지는 그만큼 강력하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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