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은 통상 5000만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MS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은 2003년 4769만대에서 2004년 5309만대, 2005년 5860만대, 2006년 6434만대로 매년 10.9%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중 국산 디지털 셋톱박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40% 수준. 세계 최다 생산국 가운데 하나다. 디지털 셋톱박스 초기에는 FTA, CI 등 저가제품과 중동, 북아프리카 등지 해킹 다발지역에 집중돼 있고, 중국 대만 업체들의 초저가 공략으로 위기상황을 맞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모토로라, 사이언틱 아틀란타 등 세계 내로라하는 회사들이 국내 기술력을 인정해 아웃소싱을 의뢰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벗어나 유럽, 미국 등지로 수출 거점지역이 이동되고 있고, 방송사 직구매(OP) 시장을 통해 PVR, HD셋톱박스, MHP 등 고부가 제품이 수출이 잇따르고 있다. 토필드 PVR은 특히 독일에서는 ‘명품’ 반열에 올라있을 정도다.
국산 제품이 해외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날로그 셋톱박스부터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 시장에 대한 한 발 앞선 기획력 덕분이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경영진과 연구진, 그리고 개발된 상품을 소비자 요구에 맞게 고부가 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브랜드 마케팅의 3박자가 맞은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휴맥스도 개발경쟁력, 품질관리, 철저한 AS에 국산 제품의 성공 비결을 돌린다.
하지만 경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까지 국내 업체들의 성장동력이던 위성 셋톱박스 시장이 주춤해지는 대신, 케이블과 지상파 셋톱박스, IP셋톱박스 시장이 신흥 수요처로 나타나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축 코덱인 H.264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셋톱박스 업계가 앞으로 고도의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세계 시장 변화에 귀기울이고, 변화를 적극 수용하려는 자세가 절실하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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