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제정된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위치정보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오는 28일부터 발효되는 데도 이용자는 물론이고 사업자들까지 대부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니 걱정이다. ‘민감한 개인정보’라 할 수 있는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위치정보를 다루는 사업자들이 시행규칙조차 모른다면 자칫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게을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법 시행으로 예상되던 위치정보서비스 산업의 조기 개화도 기대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법 서비스사업자가 나올 우려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위치정보법은 정보화 시대에 귀중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이동통신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부가가치 창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 법에는 특히 인공위성을 이용해 개인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GPS 칩을 휴대전화에 내장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을 제대로 활용할 경우 다양한 부대서비스 개발로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고 태풍이나 대구 지하철 사고와 같은 재난이 발생할 때 인명구조 활동과 신원확인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서비스 사업자가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위치를 24시간 파악이 가능해 사생활 침해에 악용될 수도 있다. 법 시행으로 긍정적 측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이 법을 준수해야 할 서비스 사업자들이 법을 제대로 숙지하고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정보의 산업적 활용이 아무리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다고 하더라도 사생활 보호보다 우선 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사생활을 보호한 후 산업적으로 활용할 때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치정보법과 관련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위치기반서비스사업자들이 아직도 이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지 자체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법 적용 여부를 모른 채 서비스에 나설 경우 보호받아야 할 개인 위치정보를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큰 것은 물론이다. 정부가 법의 해석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못한 탓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처음으로 시행되는 법인 데다 법에 틈이 많아 해석에 따라 적용대상과 적용방법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위치정보사업자인지에 대한 문제도 쟁점이 될 수 있다. IP가 개인위치정보를 알려주긴 하지만 주체는 이동통신처럼 개인이 아닐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많다.
아무리 처음으로 법을 만들어 시행함으로써 나타날 불가피한 시행착오를 감안하더라도 지켜져야 할 개인 위치정보가 악용되는 데에 따른 폐해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단순히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명확한 해석과 홍보가 필요하다. 또 현재 서비스 사업자들이 독소조항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위치정보 제3자 제공시 매회 즉시 통보’ 문제도 마찬가지로 깊이 검토해 봐야 할 사항이다. 물론 정부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홍보는 물론이고 각종 후속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 산하 단체에서도 사전 예방차원에서 선진 외국의 사례와 개인정보 보호 관련 사례를 수집, 분석해 업계에 배포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
무엇보다 국민이 위치정보의 수집 및 이용과 관련해 불신을 가지면, 위치정보 기반산업 육성 정책과 서비스 활성화 등이 두루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법령 시행 초기부터 적용 대상자들이 제대로 알고 지킬 수 있도록 하고 또 엄격하게 적용해 감히 어길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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