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삼킨 다윗은 아직도 `소화불량`

다음, 라이코스 인수 1년 성과와 전망

`1년 반, 늦어도 2년 후를 기대해 달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해 7월 미국의 인터넷포털 기업 라이코스를 인수했을 당시 밝혔던 공식 입장이다. 그러니까 현재 시점으로 환산한다면 라이코스 인수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가 빠르면 연내에 늦어도 내년 하반기쯤에는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다음은 올상반기 중 라이코스의 구조조정을 마치고 미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2분기 다소 부진한 실적과 KT와의 피인수설 등에 휘말리면서 당초 계획이 탄력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라이코스의 흑자전환 시점이 당초 기대 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라이코스 프로젝트’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핵심 서비스는=올초 밝힌 대로 라이코스의 핵심 서비스는 커뮤니티다. 지난해 한국에서 선보인 ‘플래닛’ 서비스를 라이코스에 그대로 얹어 미국인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서비스를 준비중이며 최근에는 라이코스 사이트를 개편해 본격적인 서비스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다음은 미국의 검색서비스와 한국내 검색서비스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 한국에서 경쟁력을 획득한 다양한 검색서비스를 라이코스에 접목시켜 신선한 반응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에서도 이제 온라인 커뮤니티가 본격 개화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반응과 라이코스의 사용자 기반이 취약해서 사업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그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HN이 최근 일본에서 블로그 대신 ‘쿠루루’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1200만 한게임재팬 회원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채택한 것처럼 다음의 라이코스 전략도 사용자 기반 확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갈 길 멀다=다음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올해 1·2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호전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다음온켓·디앤샵 등 관계회사의 매출 호조 및 배너광고 시장의 호전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라이코스 등 자회사 관련 비용이 많아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 해 라이코스 인수 당시 발행한 900억원의 사채 상환 일정이 이달 27일까지 200억원, 내년 7월 27일과 내후년 7월 27일까지 각각 500억원, 197억1600만원으로 일정이 잡혀 있는 것도 부담이다.

◇킬러 서비스를 찾아라=다음은 최근 서울 서초동으로의 사무실 이전을 계기로 올해 하반기 커뮤니티·블로그·개인화 검색·미디어다음 등 서비스를 대폭 개편할 계획이다. 특히 로그인 사용자 기반을 경쟁력으로 보고 있는 다음이 사용자 기반이 취약한 라이코스에 어떤 킬러서비스를 접목시켜 사용자를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년 전 라이코스 인수에 대해 안팍으로 부정적 반응이 쇄도하자, 당시 이재웅사장은 “오히려 지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적기”라고 강조한바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전략과 라이코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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