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의 포커살롱](51)나약한 패배의식

포커게임을 하다보면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즉, 자신의 패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생각 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사람들은 게임에서 매일 패하다가도 간혹 한번씩 이기고 있을 때면 상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는 점이다.

참으로 모든 것을 달관한 성인군자가 아니고서야 지니기 힘든 마음가짐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황당한 점이기도 하다. 그러한 마음 상태에서 게임이 정상적으로 될 리 없다. 조금씩 양보하고 물러서다 보면 어느새 마이너스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자신이 이기고 있을 때는 조금씩 양보해줬는데, 반대 입장이 됐을 때 상대방은 전혀 그런 배려를 해주지 않는다고 서운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나 현상은 회사 동료나 친구 사이 등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사람 간에 포커 게임을 즐길 때 생각보다 훨씬 빈번하게 보이고 발생한다. 과연 그러한 배려를 모른체 한 상대가 정말로 매정하고 배신적인 행동을 한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 필자는 처음부터 가져서는 안 될 나약한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고 단언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일반 생활에서는 너무나 아름다운 자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일반 생활에서는 칭찬을 받는 훌륭한 행동이지만 승부를 겨루는 게임에서는 절대 가져서는 안되는 자세다. 이러한 마음을 가졌다면 애초에 승부를 겨루는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올바르다.

나중에 서운하게 생각하고 후회할 바에는 차라리 게임 중에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거둔 후 게임이 끝난 다음에 이긴 것을 돌려주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 않겠는가. 과정이 어떻게 됐건 지고 나서 상대에게 서운함과 야속함을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당당하고 멋진 모습이 아닐까. 그리고 본인도 훨씬 만족스러운 기분일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어떤 경우라도 이긴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며, 어떠한 이유에서건 진다고 하는 것은 유쾌할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학업에서, 사업에서, 운동 경기에서, 또는 취미 생활에서, 그리고 포커 게임 등 어느 것에서든 승자의 희열을 느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승리가 모든 것을 정당화시키고, 패배는 항상 비참하고 괴롭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패자의 변은 그것이 순수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솔직한 시인이라 할지라도 왠지 초라하고 구차해 보인다. 반면 승자의 변은 그것이 건방지고 무례한 언사라 할지라도 그저 자신감 넘치고, 강하고 의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이기고 나서 정의를 찾아라’ 라는 말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기에 우리들 모두는 이기는 쪽의 길을 가고 싶어한다. 모쪼록 여러분 모두가 이기고 나서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이기고 나서 패자의 아픔을 돌봐줄 수 있는, 이기고 나서 정의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진정한 승자가 되기를 기원한다.

<펀넷고문 leepro77@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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