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찬기자의 고수에게 배운다](하)건즈온라인편

‘건즈온라인’을 시작한지 2주가 지났다. 이제 폐인 수준은 아니지만 게임이 주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 화려한 임팩트와 동작들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순간적으로 펼쳐지는 스킬들은 배우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했다.

주말 내내 집에서 게임을 못하는 관계로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다. 주말동안 총 8시간 게임을 했으니 ‘건즈온라인’의 매력에 매료됐다고 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번주는 지난번 팀플의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주로 팀플방에서 게임을 했다.

그러나 팀플이라고 하지만 개인전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팀플이 주는 진정한 재미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열심히 팀플전에 참가, 다음 팀플전의 설욕을 다짐했다.‘고수에게 배운다’ 마지막 편을 위해 나의 스승인 크로우직녀를 CJ인터넷 사무실에서 만났다. 어색함보다는 반가움이 앞설 정도로 많이 친해졌다. 오늘 크로우직녀로부터 사사받을 내용은 다양한 스킬과 전략.

앞서 우리는 지난번 설욕을 다짐하며 다시금 크로우비군과 RememberEY를 초빙, 재대결을 요구했다. 그들이 흔쾌히 게임에 응하면서 팀플전은 다시 시작됐다. 결과는 20전3승17패. 암울한 결과였다.

 일주일동안의 연습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 크로우직녀도 내심 당황했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내가 배운 것도 있고 이제는 다른 유저와 개인전을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방적으로 무너지고 만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크로우직녀는 나에게 패배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문제는 역시 나에게 있었다. 우선 크로우직녀와 나의 팀워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PC방에서 팀플만을 했지만 저레벨 서버에서의 팀플은 개인전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크로우직녀가 상대방과 싸우는 동안 난 뒤에서 지원사격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인플레이를 하면서 패배를 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스킬이 부족한 점도 패배 원인중 하나였다. 또한 상대방과 싸울때 전략적 플레이도 미흡했다고 크로우직녀는 지적했다.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건즈온라인’을 시작한지 2주밖에 안됐지만 게임상에 들어가 대결을 하면 이제는 승률 40%는 되기 때문이다.

현재 4레벨까지 오른것도 승률이 밑받침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크로우직녀는 냉정했다. 개인적 기술이 밑받침된 상태에서 팀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오늘 배울 스킬과 전략내용은 하드보드에 설명까지 곁들이며 시작됐다.그녀가 내린 오늘의 특명은 개인 기술을 익히는 것. 하드보드에 자세한 설명까지 써넣어가며 크로우직녀는 열성적으로 나를 가르쳤다. 내가 가장 먼저 배울 기술은 반스텝. 반동스텝이라고 알려진 이 기술은 몸의 탄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구르기보다 한 수 위의 스킬이다.

이후 칼샷과 나비스텝을 배웠다. 모두 장검일 경우 가능한 스킬이다. ‘건즈온라인’은 다른 FPS가 총을 많이 사용해 전투를 벌이는것과 달리 칼을 많이 사용한다. 게임내에 입장하면 ‘칼전’이란 방이 눈에 많이 띄는 이유도 장검이나 단검으로만 승부를 보는 유저들이 많기 때문이다.

 칼을 사용하게 되면 총이나 수류탄 등에 비해 다양한 스킬이 가능하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은 칼을 고집한다. 반스텝과 칼샷, 나비스텝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상대방을 현혹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로 예비동작에 해당한다.

특히 칼샷의 경우 장검이나 단검으로 적을 벤 후 곧바로 총으로 무기를 바꿔 상대방에게 공격, 쓰러뜨리는 기술로 가장 많이 쓰는 전략이다. 예비동작은 유저들마다 틀리지만 대부분 이 동작이 기본이 돼 움직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구르기나 벽타기 위주의 예비동작만 했던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다.

또한 크로우직녀는 맵에 따라 사용하는 무기를 빠르게 바꿀수 있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골목길 같은 경우 숨어있는 적이 갑자기 등장하게 되면 총보다는 단검이 낫고 대로변은 총이 낫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무기를 빠르게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수들이 기판이나 마우스 등 기자재에 민감한 이유도 빠르게 무기를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아직까지 나의 실력이 그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기판이나 마우스탓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말과 함께….

크로우직녀는 소리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며 전투를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른 FPS는 소리에 상당히 민감하다. 적이 내는 소리의 방향을 정확하게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즈온라인’도 ‘뒤치기’를 잘하는 유저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뒤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뒤치기’할 때 ‘강베기’를 사용하면 게임에서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술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게임상 중수 대열에는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크로우직녀는 말했다.크로우직녀로부터 중수가 되기 위한 스킬들을 교육받고 30여분을 맹렬히 연습한 결과 서툴지만 컨트롤은 가능해졌다. 자신감이 붙은 나. 기어코 마지막 대결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크로우직녀도 승낙, 한판 대결이 펼쳐졌다. 처음 대결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이제 크로우직녀도 나를 진정한 대결자로 인정하는 듯 했다.

크로우직녀는 비록 27레벨로 현재 사용하는 캐릭터보다는 레벨이 낮은 ‘도망다니기’란 캐릭터로 맞섰다. 대결에서 어느정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캐릭터의 레벨도 낮아 매복한 후 기습을 하게 되면 쉽게 쓰러뜨릴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고수는 고수였다. 나의 자신감은 어느새 무너졌고 단지 2승만 건졌다. 승률 10%. 크로우직녀는 그러나 힘겨운 승리였다고 나의 빠른 성장에 감탄했다.

“정말 힘들었어요. 매복하는 기술이나 움직임은 이제 초보티를 완전히 벗어난거 같아요. 단지 공격할 때 스킬이 부족해 상대방에게 도리어 역습을 당해 졌을 뿐이에요. 앞으로 조금만 더 연습하면 빠르게 중수대열에 올라설 수 있을 거예요”

이어 그녀는 “FPS게임은 기본기가 탄탄해야 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클랜에 가입하시는 것이 좋아요. 클랜에 가입하면 팀플의 재미도 만끽할 수 있어요. 팀워크가 되기 때문에 FPS게임을 좀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죠”

오프라인에서는 마지막 대결을 펼쳤지만 앞으로 지금까지 가르쳐줬던 기술들을 모두 습득하게 되면 다시금 대결을 갖기로 약속했다.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죠? 앞으로 게임상에서 만날수 있었음 좋겠어요. 그리고 크로우 클랜에 꼭 가입하세요.”

 영원한 스승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했다.

<안희찬기자 안희찬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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