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브랜드 `大戰`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브랜드 전쟁이 치열하다. 과거 브랜드 전쟁이 수백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통 큰’ 전면전이었다면 현재의 브랜드 전쟁은 수만명, 수십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내기 위한 치열한 각개전투 양상이다. 기존의 고성장 음성전화 시장이 정체된 반면 게임·음악·영화 등 콘텐츠 사업과 텔레매틱스·모바일금융·유무선포털 등 데이터사업으로 시장중심이 이동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시장은 브랜드 전쟁의 결과에 따라 사업자별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브랜드 성공이 곧 신규사업의 성공=브랜드가 얼마나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느냐가 곧 서비스의 성공으로 연결되면서 브랜드의 성패가 엇갈리고 있다. 또 브랜드 성공이 곧 이통사 신규사업 성공의 척도로 등장하는 추세다. 3D게임 분야에선 SKT의 GXG가 다운로드 5만5000건(단말기 판매기준 9만명), KTF의 지팡이 8500건(단말기 기준 1만5000명)으로 초기 시장을 개척하는 단계다. SKT는 이에 앞서 내놓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땅콩’을 게임브랜드로 육성하려 했으나 실적 저조 극복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폐기했다. 음악은 SKT의 멜론이 245만(정액제 회원 52만)명, LGT의 뮤직온이 45만명을 확보하면서 정상궤도에 안착했다. 가장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KTF도 도시락 브랜드 홍보에 주력하며 16만(유료 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경쟁이 치열했던 모바일 뱅킹은 SKT M뱅크가 380만명, KTF K뱅크가 91만명, LGT의 뱅크온이 220만명을 확보해 성공사례로 남았다. 이 밖에 SKT의 네이트드라이브가 36만명, KTF의 K웨이즈가 2만5000명의 가입자를 모으면서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통신·금융 융합서비스는 제공 환경이 미비해 SKT의 모네타, KTF의 K머스 등은 당초의 구상에 못 미치쳐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브랜드로 꼽힌다.

 ◇사업자별 전략 차이 두드러져=가입자 확보라는 일률적인 경쟁이 사라지고 다각도의 경쟁국면에 들어서면서 사업자별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비스별 브랜드 구도를 가장 다채롭게 정착시킨 SKT는 다른 사업자와 달리 영화 브랜드인 씨즐과 인공지능 서비스인 1mm 등을 통해 신규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씨즐은 현재 정회원이 15만명, 1mm는 정액요금제 회원이 2만명에 그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를 내놓은 뒤 내실을 충실히 다지는 단계”라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올리고 서비스와 단말기를 보완하면 이동통신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KTF는 SKT에 비해 드라마·비기 등 가입고객의 특성별로 분류된 브랜드에도 정성을 기울이는 점이 특징이며 남중수 전 사장이 주도해 ‘해브 어 굿타임’이라는 회사 통합이미지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 회사의 체질변화를 추진했다. LGT는 신규 단말기 확보가 어려운 후발사업자의 특성상 단말기 브랜드를 만들어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LGT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캔유’라는 단말기 브랜드를 만들어 새로운 개념의 캔유 단말기 10종을 내놓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다각화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뱅크온(금융), 뮤직온(음악), TV온(DMB·가칭)으로 이어지는 온 전략을 유지,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체험마케팅을 주도하는 대리점 브랜드 폰앤펀을 만든 것도 특징 중 하나.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 간 무선데이터 전략이 다각화되면서 더욱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브랜드 전쟁의 변천=이통사의 브랜드는 식별번호 브랜드→음성상품 브랜드→네트워크 브랜드→서비스별 브랜드의 순으로 진화해 왔다. 초기시장을 달궜던 스피드011과 엔(n)016, 광PCS 019의 전쟁은 사업자와 번호의 연계성을 없애버린 번호이동성제 시행으로 막을 내렸다. 사업자들은 이후 TTL·팅·유토(SKT), 드라마·비기(KTF), 카이·카이홀맨(LGT) 등 가입자의 성향별 음성중심 브랜드를 내놓았다. 무선인터넷의 등장으로 네이트(SKT), 매직엔(KTF), 이지아이(LGT)의 전쟁이 벌어지다가 네트워크의 진화에 따라 EVDO브랜드인 준(SKT)과 핌(KTF)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장이 정체되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게임·음악·금융 등 서비스별 브랜드로 경쟁구도가 다각화되고 있다. 금융·뱅킹분야에서는 M뱅크(SKT), K뱅크(KTF), 뱅크온(LGT)이, 음악에선 멜론·도시락·뮤직온이, 텔레매틱스 서비스에서는 네이트드라이브·K웨이즈·이지드라이브가, 게임에선 GXG(SKT)와 지팡(KTF)의 각개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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