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웨어 무차별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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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게임을 즐기고 있던 L모씨. 갑자기 본인이 플레이해야 하는 순간에 PC가 말을 듣지 않는다. PC가 다운되나 싶었더니 갑자기 인터넷마저 작동하지 않는다. 다 이긴 게임이었는데 갑작스런 인터넷 중단으로 승리를 거머쥐지 못한 L씨는 인터넷서비스업체(ISP)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강력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고객센터에서는 인터넷 네트워크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PC 내부에 문제가 생겨서 인터넷이 중단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로 수많은 스파이웨어와 애드웨어로 인해 PC 메모리가 모두 사용되면서 인터넷 서비스 장애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PC를 다시 부팅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L씨는 모 포털 사이트의 스파이웨어 진단 무료 프로그램으로 진단을 시작했다. 진단을 한 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스파이웨어 등 유해가능 소프트웨어가 자그마치 640개나 검색된 것.

 ◇스파이웨어 창궐=PC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 PC에 설치돼 사용자를 괴롭히는 스파이웨어가 급속도로 창궐하며 인터넷 이용자들을 괴롭히는 주범으로 자리 잡았다.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말까지 총 7865개의 스파이웨어가 발견됐으며, 이 수치는 지난해 1년간 발견된 668건의 11배에 달한다. 스파이웨어에 대한 문의도 6월 말까지 총 2만1650건에 달해 웜·바이러스의 1만1606건보다 2배 가까이 된다.

 스파이웨어에 감염되면 PC가 급속히 느려지는 것은 물론 성인사이트를 비롯해 이상한 팝업창이 뜨거나 시작페이지 고정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또 수많은 스파이웨어가 설치되면 PC 메모리를 모두 소진해 PC가 다운되거나 인터넷이 중단되기도 한다. 또 일부 스파이웨어는 사용자의 중요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등 지능화되고 있다.

 ◇안티 스파이웨어 솔루션 춘추전국=스파이웨어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면서 이를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안티스파이웨어 솔루션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존 백신기업들은 물론 안티 스파이웨어 전문업체들까지 가세해 국내에만도 20여개가 넘는 솔루션이 시장에 나와 있다. 안철수연구소와 비전파워, 김랩 등에서 제공하는 솔루션은 유명 포털을 통해 진단은 무료, 치료는 유료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다. MS의 ‘안티스파이웨어’와 PC도사는 프리웨어로 무료로 진단에서 치료까지 가능하다.

 일부 솔루션은 마치 스파이웨어처럼 사용자가 모르게 설치돼 부팅 때마다 유해 프로그램이 진단됐다는 메시지를 띄운다. 사용자에게 스파이웨어에 대해 위협감을 조성하고 휴대폰 결제를 유도해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또 정상 파일을 스파이웨어로 진단하거나 치료했는데 치료한 파일을 다시 진단해 다시 과금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사용자 주의가 해결 첫 걸음=스파이웨어로부터 안전한 PC를 만들려면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안경고’ 창이 뜰 경우에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서명이 있는 경우에만 프로그램 설치에 동의해야 한다. 잘 모르는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는 경고가 나오면 ‘예’, ‘아니오’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말고 창을 닫아야 한다. 자료실에서 코덱 등 무료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번들된 애드웨어가 같이 설치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강은성 안철수연구소 시큐리티대응센터 상무는 “안티 스파이웨어 엔진을 사용하지만 이름만 바꾼 제품을 여러 개 제작해 중복 결제를 유도하는 등 건전하지 못한 수단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사용자들은 믿을 수 있는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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