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怪·物·傳·說! 몬스터의 유래를 찾아서](14)피닉스

피닉스는 영원히 산다는 불멸의 불사조로 알려져 있다. 온 몸이 진한 붉은 깃털로 덮혀 있고 평생 단 한 번만 울며 수명이 다 하면 스스로 불에 몸을 던져 재가 된다.

그리고 그 재에서 다시 부활하는 새 피닉스. 드라마틱하고 신비한 이미지로 인해 군대나 특수부대, 첩보기관 등에서 피닉스라는 명칭을 애용한다. 그렇다면 피닉스에 대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피닉스는 페니키아의 새를 의미하는 단어다. 페니키아는 시리아와 레바논 해안지대의 고대 지명이다. 또 고대 이집트의 성스러운 새 ‘비누’를 그리스어로 발음하면 피닉스라고 한다.

이집트 전설에 따르면 피닉스는 아라비아에 살며 500년마다 태양신의 도시인 헬리오폴리스에 나타난다고 전해진다. 피닉스는 생명이 마지막에 가까워지면 향기나는 나뭇가지로 둥우리를 틀고 거기에 불을 붙여 몸을 태워 죽는다. 그러면 그 재에서 새로운 피닉스가 탄생하고 남은 재를 헬리오폴리스의 태양신의 신전에 매장했다고 한다.

불사조는 피닉스의 다른 이름이다. 이집트에서 피닉스는 태양을 상징하는 새이며 저녁에 죽은 태양이 아침에 되살아난다는 의미에서 재생의 이미지가 담겨졌다. 여기까지가 가장 일반적인 피닉스의 내용이다.

# 피닉스는 평범한 붉은 새?

피닉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기록에 남겨져 있는데 한 고대 시인은 ‘부리는 크고 희며 전신은 초록의 보석같다’며 깃털을 붉은 색이 아니라 초록색이라고 서술했다. 또 그리스 로마 시대의 지식인 프리니우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독수리 정도의 크기에 목 주위를 금빛의 관모가 감싸고 있다.

몸은 진홍색이지만 꼬리는 푸르고 장미색 깃털이 장식한다’고 기록했다. 위대한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피닉스를 ‘깃털은 금빛과 붉은 색으로 장식돼 있고 크기와 모습은 독수리를 닯았다’고 기록을 남겼다.

한편 그리스 로마 시대에서는 진홍의 새를 포에닉스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붉은 새를 피닉스라는 발음과 유사한 포에닉스라고 불렀다는 사실은 피닉스의 겉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단서다.

그러나 결국 피닉스에 대한 가장 확실한 내용은 ‘새’라는 점일 뿐 시대와 국가마다 제각기 달랐던 것이다. 불사조는 그 말처럼 죽지 않는다. 그런데 유한의 생명을 지닌 인간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

앞서 설명한 것을 종합하면 ‘피닉스’는 붉은 색을 지닌 새를 지칭하는 것으로 토테미즘과 애니미즘이 유행했던 고대에서 일종의 경외심을 당시 사람들이 심어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것이 신성화돼 오늘날 불사조와 동일한 것으로 과대 포장된 것은 아닐까.

피닉스는 유향의 나무와 바르삼이츠키의 수액, 태양의 열과 수증기로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이 새의 죽음에 대해서는 다른 설도 있는데, 어미 새의 신체에서 태어난 벌레가 성장해 새로운 피닉스가 되고 어미 새를 새끼가 매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설에서 피닉스의 수명은 약 500∼600년. 충분히 불사조로 볼 수 있는 세월인 셈이다.

 피닉스가 신화와 전설에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인간들의 숭배를 받는 것처럼 게임에서도 그런 성향이 나타난다. 유명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워크래프트 3’에 피닉스가 등장한다.

여기서 피닉스는 블러드 메이지 궁극의 스킬인 피닉스 스펠에 의해 소환되는 존재다. 소환된 피닉스는 다른 유니트와 달리 일정 시간이 흘러도 소멸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을 불태우고 있기 때문에 초당 일정 HP가 감소하게 되며 0이 되면 죽는다. 죽은 피닉스는 알이 되고 일정 시간동안 알이 파괴되지 않으면 피닉스는 다시 부활한다.

또 국내 게임 개발사에서 만든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천명2’에도 불사조가 등장한다. 이 게임에서 불사조는 위나라의 유니트로 등장하며 코끼리를 능가하는 내구력과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또 스텔스 상태에 있는 유니트를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며 스스로 무적 마법을 걸어 적의 근접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

 반면에 일부 온라인 게임에서는 피닉스가 신화와 전설에서의 화려한 이력에 무색할 정도로 푸대접을 받기도 한다. 몬스터로만 등장하는데 그것도 보스급이 아닌 저렙 몬스터다. 유저들은 이 피닉스를 두들겨 패 레벨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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