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로 영국 IT업체들 분주

 7일 오전 8시 51분(한국시각 오후 4시 51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영국 이동통신사업자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테러 직후 친구, 부모, 자녀, 친척의 안부를 확인하려는 통화량 폭증으로 한때 이동전화망이 마비됐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통신 불통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사고 소식에 관한 정보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대거 몰렸으며 블로그가 사고 소식을 알리는 신매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영국 이동전화사업자들은 폭탄 테러 이후 정부로부터 비상통신망을 제외한 통신 접속 차단 요청을 받지 않았다. 영국 법령은 비상사태시 정부가 통신망을 직접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폭탄 테러 후 영국 이동통신망은 안부 문의 통화가 폭주하면서 상당 기간 불통돼 혼란을 가중시켰다. 오렌지, 보다폰, O2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통화 불통 사태가 발생하자 용량 확대라는 긴급 처방을 내렸지만 정부 지시가 아닌 직권이었다.

 보다폰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응급서비스만 접속하도록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통신과 달리 유선전화는 일부 통화 지연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불통 사태로 번지지 않았다. BT 관계자는 “유선통신망이 피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일부 통화 폭주가 있었지만 보통 때보다 지연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업자들은 통신 불통을 막기 위해 “불필요한 통화는 삼가거나 가능하면 통화 시간을 줄여 달라”고 긴급히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폭탄 테러로 런던 전체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블로그가 사건 당시 정황을 전해 주는 미디어 노릇을 톡톡히 했다. 테러 현장에 있던 일반인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남겨 당시 사건 현장 소식을 전했으며, 야후 등 포털사이트의 사진방에는 관련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블로그 검색 엔진인 테크노라티(technorati.com)에는 이번 테러가 주요 검색어로 올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웹사이트에 마티나 졸리아는 “출구 쪽으로 갔을 때 머리카락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났다. 사람들이 걸어나갈 때 그을음 투성이었고 얼굴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알리는 글을 썼다.

 BBC뉴스 웹사이트에는 “지하철에서 소개령을 들었고 부상당한 사람들과 온통 그을음 투성이의 사람들이 지하철 내에서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야후의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릭커(flickr.com)에도 수백장의 관련 사진이 게재됐다. 지하철역 하나가 완전히 비워진 모습, 테이프로 봉쇄된 지하철 입구 모습, 연기가 자욱한 지하철 내 모습이 공개됐다.

 또 다른 블로거는 “집에서 걸어가던 중 사고가 발생했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도착한 이후라 다행히 모두 안전하다”고 썼다. 일부 블로거는 단순한 글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목격자 인터뷰 등이 포함된 뉴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테러가 나면 늘 그렇듯 테러 방지 기기를 파는 IT업체들은 반짝 특수를 기대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했다. 테러 방지에 사용되는 대표적 IT장비들은 감시카메라, 얼굴인식 소프트웨어, ID카드, 전화감시시스템 등이다.

 실제 작년 스페인 테러 이후 미국 국토보안부는 컴퓨터를 이용한 고성능 폭발물 탐지기를 새로 설치하는 등 IT업체들이 재미를 봤다.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설리번은 지난 2003년 세계 비디오 감시 카메라 시장 규모가 40억달러에 그쳤는데 이번 특수로 수요가 늘것으로 전망했다. 이 장비는 오는 2010년에는 86억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 방지 장비업체도 다시 주목 대상에 올랐다. 버지니아주 레스턴에 있는 지능형 감시시스템 개발업체 오브젝트비디오와 조지아주에 있는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업체 넥시디아가 대표적이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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