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
2005년 상반기 통신업계를 뜨겁게 달군 것은 이동통신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의 서비스-제조업 수직계열화 강화 여부와 과징금 및 민영2기 KT 사령탑이 누구냐였다. 번호이동성제 완전실시도 관심사항이었다.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이 벌인 두루넷 인수전도 핫 이슈였으며, 파워콤의 소매업 진출 여부도 업체 간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남중수 사장 KT그룹 새 사령탑=민영2기 KT그룹은 국내 최대 통신그룹이자 재계 7, 8위를 넘나드는 오너가 없는 대기업이란 점에서 새 선장 선임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최종 면접에 오른 사람은 남중수 KTF 사장을 비롯해 김홍구·최안용, 다국적 IT업체 사장인 P씨 등 모두 4명.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 통신업계, 일반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레이스를 펼친 후보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간단히 정리돼 버렸다.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 및 반발=통신위가 이통사인 SK텔레콤에 불법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23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공정위가 KT에 시내전화 담합을 이유로 1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KT는 즉각 반발, 행정소송을 선언했으며, 공정위와 통신위의 이중규제, 정통부의 행정지도 논란은 물론이고 통신업계 상호 신뢰의 붕괴를 가져왔다.
◇번호이동성 완전 실시=1월 시차제 완전 개방으로 1월부터 시장이 과열됐다. 이통3사에 더해 KT재판매까지 참여한 불법보조금 마케팅 경쟁이 벌어져 통신위는 LGT·KTF·KT재판매 등에 차례로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됐다. 보조금 지급 금지는 관련 법 조항이 내년 3월로 소멸되는 한시법으로 도입돼 있어 유지 여부가 정기국회를 달굴 전망이다. 이와 관련,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는 규제가 풀릴 경우 선발사업자의 영업력에 시장 쏠림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조금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문제거리로 떠올랐다.
◇하나로&데이콤 빅 매치=지루하게 끌어온 두루넷의 인수전도 하나로텔레콤으로 정리되면서 막을 내렸다. 이후 데이콤과 하나로의 상호 인수합병(M&A) 설이 나오면서 두 회사 간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두 회사는 즉각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진출 찬반 파워게임으로 맞섰다. 두루넷 인수전에서 하나로가 장군을 불렀다면, 초고속인터넷 주도권을 놓고는 데이콤(파워콤)이 멍군을 부른 셈이다.
◇기타=이 외에도 SK텔레콤의 단말기 제조 자회사 SK텔레텍 경영권 포기였다. SKT가 최대 규제리스크를 벗어버림에 따라 SKT의 유선사업 진입이 장기적인 이슈로 등장하게 됐다. 이통사들의 콘텐츠 사업 진입도 두드러졌다. SKT는 IHQ, 서울음반 인수와 엔터테인먼트 펀드 구축으로 콘텐츠 비즈니스에 발을 들였고, KTF도 KT그룹 차원에서 각종 인수 및 투자건을 추진중이다. 양사는 모바일게임 등 신규 콘텐츠 영역에서도 정면 충돌하며 신 시장을 개척했다. LGT도 ‘온(ON)’ 전략으로 뱅크온에 이어 뮤직온(MP3) 사업으로 엔터테인먼트에 깊숙히 진입하고 있으며 DMB사업인 TV온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SKT와 KTF는 또 상반기 CDMA망과 핸드오버가 가능한 DBDM 단말기 출시로 WCDMA서비스를 본격화하며 해외로밍 서비스, 영상전화 서비스 등에서 경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휴대폰
상반기 휴대폰 업계의 최대 이슈는 단연 팬택계열의 SK텔레텍 인수와 3세대(G)폰의 해외시장 공략이었다. 인수금액(3000억원)도 금액이려니와 3위 업체인 팬택계열과 4위 업체인 SK텔레텍의 결합으로 당장 LG전자와 2위 싸움이 볼 만해졌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M&A)은 특히 SK텔레콤의 휴대폰 제조 자회사 확대에 맞서 그동안 치열한 물밑 대립을 해온 당사자 간 M&A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SK텔레콤은 이를 통해 규제기관인 정부와의 앙금해소는 물론이고 전문분야인 서비스 분야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또 팬택계열과 공조를 통해 단말기 지배적 업체인 삼성전자를 어느 정도 견제하는 효과도 거뒀다. 팬택계열은 당장 내수시장의 강력한 가상라이벌을 우군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이동통신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당장 덩치를 키움으로써 2위 자리를 놓고 LG전자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며, 나아가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3G폰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올해 5000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3G폰 시장은 LG전자가 유럽시장의 강세를 앞세워 수위에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가 본격 가세하는 양상을 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 자국시장의 강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1위에 오른 NEC를 바짝 뒤쫓는 형국이었으나, 올해는 허치슨·텔레포니카·O2 등 효과적으로 글로벌 사업자 공략에 나서 이 부문 상반기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LG전자는 1분기 WCDMA폰 시장에서 25.5%의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LG전자는 또 북미시장 최대사업자인 싱귤러와이어리스사의 WCDMA 단말기 우선 공급업체로 선정돼 기세를 올렸으며, 삼성전자도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해 시장 선점경쟁에 가세했다.
◇MP3·슬림폰 보편화=지난해 삼성·LG·팬택 등 국내 업체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MP3폰은 전세계 지역으로 확산돼 주력 휴대폰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크기가 같거나 작으면서도 슬림화한 휴대폰이 나오면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모토로라가 먼저 치고나갔고 삼성·LG전자 등도 비슷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기억력 향상, 음주측정, 스트레스·당뇨 측정 등의 기능을 갖춘 웰빙폰(바이오폰)과 위성DMB폰이 등장, 시장에 온갖 화제를 뿌렸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통신장비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통신장비 시장의 양대 산맥을 이뤄 온 LG전자가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노텔과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 빅 뉴스였다.
◇LG노텔 출범 ‘빅 뉴스’=국내 통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노텔과 재도약을 꿈꾸는 LG전자의 요구가 부합한 결과다. 최근 몇 년 동안 침체가 가속됐던 통신시장 최고의 빅딜카드로 기록됐다. LG전자는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통신장비·시스템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노텔은 국내 시장 공략의 기치를 높이 드는 동시에 LG전자를 WCDMA 부문의 원군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기대했던 차세대 투자 ‘미진’=하지만 전체적인 통신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 시작을 비롯해 광대역통합망(BcN), IPv6, 와이브로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투자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최근 몇 년간 논의만 무성했던 신규 기술 도입이 하반기부터는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해외 시장 공략 적극 추진=내수 시장의 회복이 더뎌지면서 장비업계는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섰다. 특히 xDSL 업계는 일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 내수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산·우전·코어세스 등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일본 VDSL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 특히 우전은 매출도 크게 늘어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BcN·VoIP에 ‘기대’=오는 7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데이콤을 기점으로 KT와 SK텔레콤 등 컨소시엄별로 BcN을 선보일 예정이며 11월에는 와이브로도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첫선을 보인다. 시범 서비스 시작은 본격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라는 점에서 장비 업계의 관심이 높다. 실제 최근에는 BcN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 부각되고 있는 VoIP와 관련 장비가 대거 출시되고 있다.
이 외에도 KT·하나로텔레콤·데이콤 등이 FTTH, 100메가 VDSL 장비 도입 등 기존 망 업그레이드 작업에 착수했으며, 무선랜 VoIP 등 유무선 통합 등을 통한 새로운 투자를 시작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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