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 관전 포인트]이변 속출 `각본없는 드라마`

한여름 밤에 벌어지는 프로리그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것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변과 기록들이다.

우선 사상 처음 통합리그로 펼쳐지는 ‘프로리그’는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3라운드 우승팀인 KOR이 5연패의 늪에 빠져들며 탈락의 기로에 놓이게 된 상황은 누구도 예상 못했던 결과다.

한빛스타즈가 이렇다할 스타플레이어 한명 없이 지난 시즌 그랜드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이번 시즌들어서도 승승장구하며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이변이라기 보다는 불가사의한 일로 평가된다.

 프로리그는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지만 오는 7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1라운드 결승전이 벌어지기까지 또 어떤 변수들이 등장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다. 최근 전원이 삭발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KOR이 언제쯤 연패의 늪에서 헤어날지, 또 한빛스타즈의 강세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등을 유심히 지켜보자.

# 프로리그 개인타이틀 향배

단체전으로 펼쳐지는 ‘프로리그’에서 개인 타이틀 부문의 경쟁도 재미있는 관심거리다. 지금으로서는 개인 다승왕과 팀플 다승왕 등 2개 부문이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5주차 경기까지 마무리 된 시점에서 개인전 다승 부문은 박성준(이고시스POS)이 5승2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김준영(한빛) 4승2패로 그 뒤를 바짝 뒤쫒고 있다. 우승 경험이 있는 최고의 저그유저인 박성준과 최근 한빛의 에이스로 떠오른 신예 김준영과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부문이다.

팀플레이 다승 부문에서는 안석열(팬택앤큐리텔)과 이창훈(삼성전자), 조용호(KTF)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는 특히 SK텔레콤T1의 팀플 주전으로 활약하다 삼성전자로 이적, 최근 일고 있는 삼성전자 돌풍의 주역이 되고 있는 이창훈의 팀플 성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한 것은 이처럼 프로리그에서 개인 타이틀을 다투는 선수들이 모두 저그유저라는 점이다. 이번 시즌에는 저그 유저들이 개인타이틀을 모두 휩쓸지, 아니면 새로운 종족이 급부상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전해줄 것으로 보인다.

# KTF 전승우승 신화 가능할까

지난 3월 해외전지훈련을 거치며 ‘전승우승’을 장담했던 KTF매직앤스가 4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점도 주목해 볼만한 부분이다. KTF는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프로리그 본선 1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시즌 들어서는 KTF매직앤스 팀원들이 모두 지난 시즌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KTF가 ‘전승우승’의 신화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특히 KTF는 강팀으로 꼽히는 한빛스타즈, SK텔레콤, GO 가운데 이미 한빛과 SK텔레콤을 3대2로 눌렀다. 이제 GO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경계해야만 할 대상이 없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 여름 최강자는?

스타리그 무대에서는 누가 우승컵을 안을지도 관심사지만 이에 못지 않게 랭킹 1위 쟁탈전이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2005 에버 스타리그’ 4강과 6차 MSL 8강이 확정됨에 따라 박성준과 서지훈, 최연성 등이 벌이는 3파전 양상. 6월 현재 프로게이머 랭킹은 박성준이 934.0포인트로 3개월째 1위를 지키고 있고, 최연성이 743.5포인트로 2위, 서지훈이 670.5%로 3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성준은 ‘에버 스타리그’ 4강에만 올라있고, 최연성은 MSL 8강에 올라 있는 상황. 또 서지훈은 에버 스타리그 4강과 MSL 8강에 모두 올라 있어 3명의 선수가 모두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박성준이 에버스타리그에서 우승을 하면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지만, 그가 탈락하고 서지훈이 우승을 하던가, 최연성이 MSL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하반기부터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

상대 선수가 어느정도의 성적을 올리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변수가 작용을 하겠지만 랭킹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3명 모두 일단은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저그 유저로는 처음으로 랭킹 1위에 등극,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는 ‘투신’ 박성준과 프로리그 1라운드에 참여하지 못한 채 개인전에만 몰두하고 있는 ‘괴물’ 최연성, 권토중래를 노리는 ‘퍼펙트 테란’ 서지훈 등이 랭킹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3파전의 향배 또한 한여름밤을 더욱 뜨겁게 달굴만한 볼거리다.

오는 18일 홍진호와 강민이 벌이는 올스타리그 결승전도 빅 이벤트다. 이벤트전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홍진호가 팀 동료인 강민을 누르고 ‘역시 이벤트전의 사나이’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을지, 최근 저그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강민이 프로토스의 희망으로 다시 한번 떠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을지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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