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스트]그리곤엔터테인먼트 김원철 팀장

김원철씨(29)는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인 ‘씰온라인’의 원화를 맡아온 그래픽 디자이너다. 직함은 개발3실 원화 팀장. 카툰렌더링 기법으로 그려진 ‘씰온라인’은 만화가가 꿈이었던 김 팀장의 취향이 듬뿍 배어 있는 작품. 웃기는 게임을 표방한 ‘씰온라인’과 만화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그리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공개한 차기작 ‘큐링’의 그래픽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큐링’은 카툰풍으로 제작중인 3D 캐주얼 RPG. 카툰렌더링 기법을 적용한 2.5등신 캐릭터들의 몸동작과 표정이 실사로 표현한 게임 배경과 어우러져 고품격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라 그의 활약이 또 한번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만화가 꿈꾸던 원화 제작자

김원철 팀장의 원래 꿈은 만화가였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에 푹 빠져 지낸 것이 계기가 됐다. “외모가 조금 강렬해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조폭만화가’로 불렸어요.” 워낙 만화를 좋아하다보니 친구들도 그를 만화가로 불렀고, 한 때는 부모님이 그동안 모아놓은 만화책을 다 버리자 화가 나서 가출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만화에 미쳐있었다.

그는 만화가의 꿈을 키우기 위해 YBM 시사닷컴에서 시행한 여러가지 공모전에 출품해 당선이 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YBM게임 프레스’와 ‘게이머즈’ 등에 게임만화를 연재하기도 했고, ‘짱구는 못말려’,‘마법소녀 레미’ 등 TV게임 외주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러던 그가 게임 그래픽 디자인으로 선회한 것은 만화 제작 시스템이 자유분방한 자신과는 거리가 있다고 느낀 때문이었다. 이후 그는 게임에 눈을 돌렸고,군에서 제대한 2000년부터 게임사에서 원화 그래픽을 그려왔다. 메타젠소프트에서 만든 ‘듀얼온라인’과 드림쇼크의 ‘아이스랜드’,‘모바일맞고’, 아이뷰의 ‘브레인서바이벌’,‘펀치펀치’ 등이 그가 원화작업을 한 작품들이다. 그가 그리곤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03년 6월. 만 2년전의 일이다.

그렇지만 그는 만화가의 꿈을 가지고 있었기에 게임을 개발하면서도 단편 웹만화들을 계속 그려 왔다. 일종의 외도(?)라고 그는 표현한다. 그 중에서도 ‘마린블루스’는 그를 ‘다크블루스’로 불리우게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게한 작품이다. “원작이 너무 인기있는 작품이었거든요.

작가와는 몇번 연락을 했지만 한번도 만나지 못했어요. 언젠가 만나서 술이라도 한잔 할 생각입이다.” 그는 아직도 이 작품을 떠올리면 감회가 새로운 모양이었다. 이야기를 하며 군침을 삼키는 모양새가 당장에라도 달려갈 듯한 기세다.

그는 이후에도 게임전문 사이트에 게임만화를 연재하다가, YBM 월간물에 ‘무한개그본능자극제-길티기어 이그젝스’를 연재하기도 했다. 또 게이머즈의 ‘스컬로 파이널’과 게임만화, 삽화등을 1년정도 연재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을 그는 “만화가의 꿈을 버리지 않은 저로써는 상당히 즐거운 일”이라며 활짝 웃어보인다.

# 파판류의 격투 대전 게임 만들어 보고파

“게임은 종합 엔터테인먼트인 만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또 원화뿐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을 반영한 게임을 직접 지휘해서 제작해 보는 것이 꿈이예요.” 그는 일에서 보람을 찾고 싶어 했다.

남들처럼 세계적인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겠다거나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원화 또는 일러스트 제작자가 되겠다는 꿈은 너무 거창해서 실속이 없다고 느낀걸까? 이에 대해 그는 “다른 사람들하고는 취향이 틀리다. 누구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 나름대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많다”며 에둘러 표현한다.

그러면서 그는 “‘파이널판타지’를 너무 좋아해서 파판류의 요소를 많이 가미한 격투 대전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그려온 만화풍의 원화와는 사뭇 다른 부류지만 일을 위해서는 언제든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그는 또 “귀여운 캐릭터를 그리는 것도 좋지만 이것 저것 많은 일을 해보고 싶다”며 은근히 일욕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요즘에는 좀 순하게 보이기 위해 안경을 썼다는 그는 술자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새로 얻은 별명이 ‘회식대마왕’. 이팀 저팀 가리지 않고 술자리만 있으면 모두 찾아다닌 덕분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별로 특별한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투덜댄다.

‘열심히 여류롭게’를 모토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억대 연봉에 빨간 스포츠카가 꿈”이라고 외치는 그가 이번에 맡은 ‘큐링’에서는 또 어떤 분위기를 연출해 낼지 자못 궁금하다.

<김순기기자 김순기기자@전자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