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 대전게임이 인기다. 모웰소프트가 개발하고 NHN이 서비스하는 ‘블리츠 1941’이 오픈베타 3개월만에 누적회원수가 30만명에 육박하고 동시접속자수도 5000명선에 이른 것.
인기의 비결은 전차 MMOG라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으로 대전게임이면서도 별도의 방을 만들 필요 없이 200여명 유저가 편을 갈라 동시에 전투를 치르도록 한 것이다. 게다가 깔끔한 그래픽,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는 더욱 게임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이 게임을 개발한 모웰소프트를 찾아봤다.
‘블리츠 1941’ 개발팀의 이력을 훑어보면 이 게임의 인기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질 법하다.
모웰소프트는 판타그램, KRG소프트 등을 거친 재무통인 사장을 비롯해 6명의 개발자가 주축이 돼 지난 2002년 설립됐는데 당시 멤버들이 모두 5년차 이상의 베테랑이었다.
전석환 개발팀장은 소프트맥스의 ‘창세기 외전’ 프로그래머, KRG소프트 ‘드로이안 넥스트’ 기획팀장, ‘열혈강호 온라인’ 초기 개발팀장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최해국 그래픽 팀장 역시 만만치 않다. 최 팀장은 판타그램에서 ‘샤이닝로어’ 초반작업을 한 것을 비롯해 일본 허드슨에서 ‘수퍼로봇 대전’ ‘봄버맨 64’ 등의 그래픽을 책임졌고 엠게임에서도 그래픽 팀장을 맡았었다. 또 배현직 프로그램 팀장은 커뮤니티온라인게임 ‘카페나인’의 프로그래밍을 이끌었었다.
# 개발자들이 주인인 회사
개발팀의 화려한 이력만큼 ‘블리츠’는 그럴듯한 게임으로 탄생했고 이에 따라 주요 퍼블리셔들의 잇딴 러브콜을 받았다.
이에 대해 모웰소프트의 송대현 사장은 “여러 퍼블리셔가 퍼블리싱을 제안해왔다”며 “다른 게임에 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2개 퍼블리셔중 HNH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모웰소프트는 개발진의 이력이 화려하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무명의 개발사들이 모두 그렇듯이 지난 2002년 출범한 이 회사도 최근 NHN과 계약을 맺기 전까지는 이렇다할 매출이 없었고 자금 마련도 쉽지 않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와중에 어려움을 버티지 못한 3명의 개발자가 그만두는 일까지 벌어졌다.
송 사장은 “창업 멤버중 일부가 생활고 때문에 그만뒀었다”며 “다행히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 파트별로 1명씩은 남아 한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웰소프트가 자금이라는 큰 벽을 넘어 결국에는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개발팀의 주인의식 때문이다.
송 사장은 “게임 회사는 대부분 한정된 기간과 자금이라는 개발 외적인 요소에 많이 영향받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모웰소프트는 개발자들의 지분으로 만들어져 이들이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내달초 ‘블리츠’ 정식 오픈
‘블리츠 1941’은 제 2차 세계대전중 독소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차 대전게임. 이 게임이 독특한 점은 대부분의 대전게임이 방을 만들고 소수의 인원만이 즐길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최대 200명이 한 전장에서 실력을 겨룰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대규모 대전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모웰소프트만의 독특한 기술 때문이다.
우선 이 회사는 서버를 분산시스템을 기반으로 UDP소켓을 사용해 구현해 짤막한 메시지를 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가시영역을 원활하게 수시로 전환할 수 있도록 ‘가시영역 필터’를 따로 개발, 실시간으로 가시영역이 바뀌게 했다.
데이터베이스는 부하를 줄이기 위해 메시지를 DB를 안거치고 서버 내부연동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모웰소프트는 ‘블리츠’를 내달초에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미뤄진 것인데 순전히 개발자들의 욕심 때문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오픈베타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마우스로만 조작할 수 있는 간편조작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전장 레벨과 신규 아이템을 추가하고 전차도 더욱 다양화하기로 했다.
화제의 게임 ‘블리츠 1941’이 정식 오픈에서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지 궁금해진다.―게임을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느 회사나 그렇겠지만 자금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금융사들이 개발사를 능력보다는 업력 위주로 평가하기 때문에 자금을 끌어오기가 힘들었다. 대부분의 초창기 개발사들이 이같은 문제 때문에 직원들 월급을 몇달씩 미루기도 하는데 ‘월급만큼은 제때 주자’는 철칙을 세웠고 끝까지 이를 지켜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해외 진출 계획은
▲일단 국내에서 잘돼야 좋은 조건으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방학전 프로모션을 통해 동접자 수를 1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어떻게 알았는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러 중국 업체들이 연락을 해왔는데 오픈 이후 우선적으로 중국과 대만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 밀리터리 팬이 많은 일본, 독소전의 배경인 유럽 등지로의 진출도 시도해볼 생각이다.
―앞으로 계획은
▲MMORPG는 당분간 매달릴 생각이 없다. 물론 이 분야가 투자받기는 쉽겠지만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전차 게임을 만든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다시 강조하지만 올해에는 ‘블리츠’의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며 부분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만들에 낼 생각이다.
올해말부터는 개발팀을 ‘블리츠’ 유지보수팀과 신규 프로젝트팀으로 나눠 새로운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할 예정이다.
<황도연기자@전자신문, dyhwang@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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