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네오위즈·CJ인터넷·엠게임 등 4대 게임포털 운용사들이 새로운 통합형 결제 수단으로 공동 선불(PP)카드 모델인 ‘퍼니카드(Funny Card)’를 공식 론칭해 게임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저들은 이제 ‘퍼니카드’ 하나면 ‘한게임’ ‘피망’ ‘넷마블’ ‘엠게임’ 등 4대 게임포털 어디에서든 카드식별코드 입력만으로 한도내에서 자유롭고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해진 셈이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전화(휴대폰·ARS)와 신용카드가 주 결제 플랫폼이다. 이번 ‘퍼니카드’의 성공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통합형 선불카드사업은 올초 게임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추진돼오다 포털과 개발사간의 견해차이로 와해되면서 4대 포털들이 새로 의기투합해 ‘퍼니카드’란 이름으로 지난달말 오픈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엔 인터넷 결제 전문업체인 모빌리언스가 시스템 부문을 전담하고 카드 발권은 시공사가 맡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발권 카드는 초기에 5000원권(2종), 1만원권(2종), VIP용 5만원권(1종) 등 총 5개 권종이며 문구점, 서점, 편의점 등 다양한 가맹점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퍼니카드’의 출범은 메이저 게임사들이 PP카드를 주 결제수단으로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모바일 ARS 시장으로 대별되는 온라인 콘텐츠 결제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본격화된 것. 중국 등 외국에선 PP카드가 주력 결제수단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ARS 등 후불제가 주류를 이뤄왔다.
그러나, 미성년자 결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환불·미납 등 기존 결제 수단의 문제가 커지면서 상품권·PP카드 등 선불형 결제 플랫폼이 급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0세 이하 미성년 유저가 많은 넥슨의 경우 PP카드 결제가 20%를 넘어서는 등 결제 플랫폼의 판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 초기 유통 시장 활성화가 관건
이번 ‘퍼니카드’의 론칭은 국내 게임시장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4대 포털들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문화상품권 등 상품권 시장에서 일부 메이저 상품권 회사가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것과는 근본부터 다른 것이다.
이는 게임업계가 PP카드를 미래의 핵심 결제수단으로 적극 프로모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취지와 달리 4대 포털들은 선불카드 핵심 유저층을 유인할만한 킬러 콘텐츠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경쟁을 붙여 마진율을 낮추기 위해 단순 비딩(경쟁입찰) 형태로 카드사를 선정한 것도 ‘퍼니카드’의 태생적 한계란 지적이다. 실제 4대포털들의 비딩을 통해 발권사를 선정, 전체 유통 마진이 15% 수준에 불과하다. 자연히 일선 오프라인의 유통점이 적정 마진을 담보할 수 없어 조기 활성화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4대포털 통합혈 결제 수단임에도 책임있는 운영 주체가 없다는 점도 향후 갈등과 반목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또한 컨소시엄 형태로 프로젝트를 만들다 보니 중복 업무를 하는 업체들을 인위적으로 조합, 시너지효과 보다는 향후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4대포털을 포함한 ‘퍼니카드’ 컨소시엄 참여사 모두 대승적 차원에서 PP카드 시장 활성화와 조기 정착을 위한 사사로운 욕심을 보리고 뜻을 모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유통사·게임사 ‘윈윈시스템’ 구축돼야
그렇다면 이런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 ‘퍼니카드’가 조기에 연착륙할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4대 포털 외에 게임CP들을 적극적으로 더 많이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가맹 CP들을 유치해 업계 대표성을 확보함으로써 통합카드의 기본 목적에 부합하는 한편 소비자 편의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 게임업계 리딩컴퍼니이자 현재 PP카드 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넥슨이 견해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배제된 것도 어떤식으로든 풀어야할 숙제다.
컨소시엄을 단순한 역할 배분 방식, 즉 시스템 전담사와 오프라인 유통사 등과 같은 업무 배분식으로 나누기 보다는 영업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전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게임업계 한 마케팅 담장자는 “PP카드 유통 시장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연구와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게임 유통 시장의 활성화와 게임CP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 한가지 분명한 것은 ‘퍼니카드’의 등장으로 미래형 게임 결제 플랫폼으로 부상한 PP카드 시장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형성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게임시장을 견인해온 메이저 포털들이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퍼니카드’에 대한 프로모션을 전개할 경우 PP카드에 대한 대 소비자 이미지 제고와 함께 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 모빌리언스측은 통합형 PP카드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세몰이에 나설 방침이다. “그들(일부 포털)만의 결제 수단이냐, 아니면 게임업계 전반의 미래형 통합형 결제 플랫폼의 정착이냐?” ‘퍼니카드’의 조기 연착륙 여부가 온라인 게임 결제 시장의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7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8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9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10
권성동, 우원식에 “인민재판” 항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성립으로 단정”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