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후반, 청순미의 대표주자 ‘S.E.S’와 ‘핑클’이 가요계를 양분했다. 음악팬들은 마치 인형처럼 귀엽고 세련된 외모를 지닌 여가수를 한 명도 아닌 세트로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열광했고, 그들의 현란한 춤과 미소에 매료됐다.
아이돌 소녀 그룹이 한참 주가를 높이며 남성 팬클럽을 몰고 다닐 때 또 하나의 경쟁력 있는 여성 그룹의 등장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S.E.S’와 ‘핑클’이라는 가요계 양대 산맥의 벽이 그만큼 두터워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깨고 다시 한 번 여성 그룹의 파워를 보여주며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요계의 보석’이 ‘쥬얼리’다.
# 데뷔 5년차 베테랑 뮤지션
2001년에 1집 앨범이 나왔으니 쥬얼리는 어느새 데뷔 5년 차로 4집 앨범을 낸 베테랑 뮤지션이 됐다. 그동안 2집 ‘AGAIN’과 3집 ‘니가 참 좋아’ 등의 히트곡을 내며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 4집 ‘슈퍼스타’가 처음.
“팬들의 사랑에 늘 감사하고 있지만 이번 1위 발표가 나던 순간 만큼은 정말 팬들의 사랑이 이렇게 큰 것 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물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첫 1위를 했을 때 소감을 쥬얼리 멤버들은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그 순간을 떠올리면 설레이는 듯한 모습이다.
슈퍼스타는 요즘 번화한 거리를 걷다보면 10분에 한 번씩은 듣게 된다는 인기곡이다. 자연스레 후속곡 ‘패션’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졌다. “워낙 큰 사랑을 받아서 그렇죠. 후속곡도 그만큼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부담스런 것이 사실이얘요. 하지만 그 부담감 때문에 안무와 노래 연습에 더 신경쓰게 돼요.” 후속곡 ‘패션’은 강한 8비트 그루브에 강렬한 디스토션 기타 간주가 매력으로, 관능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슈퍼스타보다 한 층 더 섹시함을 강조한 곡이다.
지난 2일에는 2박3일 일정으로 부산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섹시한 4인조 여성 강도’로 깜짝 변신해 부산의 시원한 풍광 속에서 섹시함과 아찔한 액션 연기를 비디오에 담았다. 대역없이 촬영에 열중하던 리더 박정아는 발목에 부상을 입었고, 직접 스포츠카를 몰던 이지현도 차량이 찌그러드는 사고를 겪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박정아는 “넘어졌을 때는 당황스럽고 아팠지만 걱정하는 스텝들을 보니 정신이 번쩍 났다. 고생한 만큼 좋은 영상이 나왔주면 좋겠다”고 말하며 히죽 웃는다. 여기저기 퍼렇게 멍이 들면서도 촬영에 지장을 줄까 아프다는 말 한마디 않고 툭툭 털며 일어났다는 쥬얼리. 듣던대로 틀에 박힌 연예인의 모습과는 다른 시원시원하고 털털한 이미지다.
# 4인 4색의 매력이 ‘따로 또 같이’
한 화음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때로는 개별적으로 즉, ‘따로 또 같이’ 활발한 활동을 벌여가고 있다는 점이 또한 쥬얼리만의 매력이다.
이지현은 DMB 시트콤 ‘YAP’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오는 29일에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고, 조민아는 라디오 DJ에 본격 도전한다. 이지현은 “위성 DMB드라마의 첫 출발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설레인다”며 “연기 활동 또한 연예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민아는 과거 아역배우로 방송에 데뷔한 만큼 앞으로는 정극에서 폭넓게 연기 활동을 벌여나가고 싶다는 속내를 비쳤고, 슈퍼스타에서 화끈한 ‘털기춤’으로 팬들의 이목을 끈 서인영은 이번 신곡에서는 한층 파워풀한 ‘골반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4인 4색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각자의 매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쥬얼리. 한 곳에 정체돼 있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성 그룹. 데뷔 이래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보니 가족과 친구를 볼 시간도 거의 없다. 무대 위에서는 한없이 섹시하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이는 프로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여전히 가족과 친구의 품이 그리운 소녀들이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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