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KT사장 선출 과정은 유난히 잡음이 심했다. 민영화 과도기를 거치고 처음 뽑는 사실상 민간KT의 사장이기 때문. 특히 공기업의 잔재를 없애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 우후죽순 도입한 각종 제도들이 되려 ‘학습이 덜 된’ 주체들 때문에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는 원인이 됐다.
이용경 사장의 중도 사퇴로 수그러들긴 했지만 현직 사장이 재임에 나설 경우 정보 독점이나 내부 인사들의 공모 기회가 사실상 원천 봉쇄되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남중수 KTF 사장이 후보 추천 마지막날 게릴라전을 방불케하는 형태로 후보에 나선 것과 물망에 올랐던 내부 인사들이 이사장의 연임 의지에 밀려 후보로 나서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외부 후보중 한명은 “현직 사장이 사퇴하고 대신 경영공백은 부사장급이나 이사회가 임시대표를 선임해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사장선임의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이 다수라 현직 사장이 공모에 도전한다면 ‘공정한 게임’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보 비공개 원칙도 도마에 올랐다. KT 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 여부나 사추위의 활동, 구성 등은 일체 비밀에 부처진다. 외압을 차단하고 언론에 미리 정보가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때문에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KT는 공모 개시와 이용경 사장 사퇴 여부만을 언론에 알리고 다른 정보나 내용은 함구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외부 후보들은 정관의 규정조차 이해하기 힘들다.
KT 위상에 맞는 인물을 뽑기 위해 헤드헌팅 회사에 추천을 의뢰하는 과정도 지나치게 형식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추천과정에서 거론된 일부 인사는 전혀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후보 추천에 응해달라고 시달린데다 하루 이틀새 결정을 강요받았다고 털어놨다. 헤드헌터들은 추천비로 상당한 거액을 받게 돼 있는데다 추천인 수도 맞춰야해 무리한 경쟁이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공모제도의 효용성. 16일 내한한 폴 오텔리니 인텔 사장은 약 1년 전에 차기 사장에 임명됐다. 인텔 수십 명에 이르는 핵심 부사장 중에 성과가 뛰어나며 회사의 미래 비전과 합치한 인물이 이사회를 통해 선정된다. 폴 오텔리니 사장은 오랫동안 공식적인 경영수업을 받으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했다.
KT 내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KT의 사장선출 과정은 주인없는 회사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라며 “투명성과 공정성은 유지하면서도 가장 적합한 인물을 찾아낼 선출 방법을 KT만의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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