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비전, VOD 매출 1% 로열티 요구

미국 매크로비전이 국내 VOD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은 통신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 케이블방송사업자 등 플랫폼사업자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휴맥스 등 셋톱박스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VOD를 제공하는 플랫폼사업자와 VOD 셋톱박스를 공급하는 제조업체가 모두 매크로비전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다. 특히 플랫폼사업자는 전체 VOD 매출 중 일정부분만을 가져오는 데도 매크로비전에 지급하는 로열티 기준은 전체 매출이란 지적이다. 이를테면 플랫폼사업자의 순익이 3%라고 가정하면 로열티로 순익 중 33%를 지급해야 한다.

 ◇매크로비전의 힘=매크로비전은 VOD의 킬러콘텐츠를 제공할 워너브러더스, 소니픽처스, 디즈니, 폭스, 유니버설 등 미 5대 메이저 영화사를 배경으로 한다. 이들 메이저는 자사 콘텐츠 보호를 위해 매크로비전 솔루션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탑재할 것을 요구한다. 5대 메이저의 콘텐츠 없이 유료서비스인 VOD의 성공은 어렵다.

 KT를 비롯해 씨앤앰, CJ케이블넷 등 통신·방송플랫폼사업자들은 아직 메이저영화사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상용화는 했으되 사실상 상용화가 아닌’ 상황이다. 반면 스카이라이프는 2002년 매크로비전과 계약한 이후 5대 메이저 영화사와도 콘텐츠 계약을 해 페이퍼뷰(PPV) 서비스를 제공, 올해 100억원 매출을 바라본다. 이 회사는 2002년 15억원, 2003년 52억원, 2004년 65억원 등 PPV를 매출의 한 축으로 키워내고 있다.

 CJ케이블넷은 올 2월 VOD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는 오는 8월께 5대 영화사 콘텐츠를 제공해 VOD를 궤도에 올릴 방침이다. 따라서 이 회사는 매크로비전과의 협상을 빨리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매크로비전코리아 vs 6개 MSO·DMC=매크로비전코리아 고위관계자는 “금액적인 협상 여지는 별로 없다”며 “다만 계약서상 세부조항에서 국내 현실에 맞게 조정할 가능성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초기 계약금 10만달러와 매출 1% 로열티는 우리나라뿐 아닌 전세계에 적용하는 가이드라인이란 설명이다.

 이미 계약을 한 위성방송과 멀찌감치 뒤로 물러서 있는 통신사업자와 다르게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매크로비전코리아와 협상하고 있다. CJ케이블넷, 씨앤앰, 큐릭스, 제주케이블TV 등 SO를 비롯해 BSI, KDMC 등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들은 공동 대응을 모색중이다.

 CJ케이블넷 관계자는 “10만달러 계약금의 경우 내용면에서 이중 로열티 부과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등 셋톱박스 제조업체가 매크로비전 솔루션을 탑재해 플랫폼사업자에 공급할 때마다 대당 로열티를 지불하는 상황에서 유사 성격 로열티란 주장이다. 셋톱박스 업체 상당수가 매크로비전과 일정 금액 로열티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망=국내 VOD시장 규모에 대한 정확한 전망 자료는 없다.

 위성방송에서 올 100억원 매출을 돌파할 전망인 가운데 케이블방송 시장은 2007년까지 양방향 셋톱박스가 223만대 보급된다는 가정하에 482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KT가 홈엔을 향후 IPTV나 홈네트워크와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2007년 홈네트워크 1000만 가구 보급을 추진중이다.

 업계에선 3개 플랫폼 VOD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데 동의한다. 특히 VOD를 제공할 셋톱박스 공급은 3개 플랫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이 모두 매크로비전의 로열티 고객인 셈이다.

 디지털온미디어 관계자는 “국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로열티 등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래는 모든 케이블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똑같은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업계가 이참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O의 관계자는 그러나 “매크로비전 측이 받아주지 않으면 이쪽에서 쓸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며 “세부 계약 조건만이라도 유리하게 이끌어낼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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