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신요금 `경쟁`으로 내려라

김용석

 지난주 금요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통신요금 토론회를 보면서 답답함을 지울 수 없었다. 통신기술과 정책, 소비자후생까지 빼놓지 않고 도마에 올렸지만 정작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남겨서였다. 기자의 머릿속을 맴돈 의문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요금을 내리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였다.

 이날 시민단체는 요금인하라는 지상과제를 위해 다양한 근거를 쏟아냈다. △서비스 원가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기술적 근거 △소비자들이 지는 무거운 경제적 부담 △외국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다는 통계의 허구 △지나친 마케팅 경쟁을 유발하는 문화 △독과점 시장에서 정부의 유효경쟁정책 실패 등이 나열됐다.

 사업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적지 않은 요금인하율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 수준 △후발사의 경쟁력 약화 우려 △미래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와 이를 통한 후방산업 육성을 내세우며 필사적으로 맞섰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선 요금인하가 절대선(絶對善)이라는 맹목적인 ‘소비자 권리 찾기’와 후방사업을 먹여 살리는 투자 의무를 핑계로 한 ‘사업자의 생존’만이 정면으로 충돌했을 뿐이었다. 소비자의 권리만큼 중요한 ‘사업자의 돈 벌 권리’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두 권리를 서로 지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시장의 기본 요소다. 사업자의 이윤 추구에 일방적으로 ‘지나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경시하는 순간 경쟁시장의 존재가치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정부 규제로 요금을 내려봤자 ‘아직도 비싸다 VS 내릴 수 없다’는 같은 주제의 2라운드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럴 것 같았으면 정부가 공기업을 통해 원가 기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여러 사업자끼리 경쟁을 해야 창의적인 원가절감과 이에 따른 요금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민영화의 철학이다. 이 철학이 유효하다면 요금은 시장참여자 간 토론이 아니라 사업자끼리의 경쟁을 통해 내려야 한다. 경쟁하지 않는다면 억지로라도 경쟁을 시켜야 한다. 그 방법이 외부사업자(MVNO)의 진입이 됐든, 지배적사업자의 망 개방이라든지 마케팅비용상한제가 됐든, 심한 경우 지배적사업자의 분할이 됐든 말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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