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멀티 플랫폼으로 거침 없는 행보

CJ그룹의 게임방송 사업이 주목을 받는 것은 최근 CJ계열의 게임업체인 CJ인터넷(대표 정영종)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무선망을 아우르는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넷마블’ 운용사 플레너스를 인수하며 게임계에 첫 발을 내디딘 CJ는 특히 최근에 다음커뮤니케이션, KTF, MS 등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게임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나섰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퍼블리싱 투자 배팅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플레너스 인수에 800억원을 배팅, 주목받았던 CJ는 최근 일본 코에의 ‘대항해시대’, 나비야엔터테인먼트의 ‘바닐라캣’ 등 굴직굴직한 프로젝트 투자를 단행하며 공격 모드로 전환한 상태다. CJ는 게임퍼블리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4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블리셔 역할뿐 아니라 자체적인 게임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이스 온라인’ 등 총 4종류의 게임을 개발중이다.

다음과의 전략적 제휴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CJ인터넷은 플레너스 시절부터 추진해온 검색(마이엠) 부분을 과감이 정리하고, 다음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 검색은 다음, 게임포털은 CJ가 전담해 양사의 부족한 부분을 커버한다는게 기본적인 골자지만, 국내 최대의 닷컴기업인 다음과의 파트너십은 보다 큰 전략이 숨어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모바일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CJ의 최근 두드러진 변화중 하나. KTF의 3D 모바일 BI ‘지팡’을 통해 CJ는 ‘이스’ ‘야채부락리’ ‘배틀윙’ 등을 서비스중이며, 올 연말까지 20여종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CJ는 현재 사실상 KTF 지팡의 마스터CP 역할을 하고 있다. CJ인터넷 한 관계자는 “올해 ‘넷마블’에 CJ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게임사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CJ는 최근 MS와 계약을 체결하며 CJ조이큐브를 통해 X박스는 물론 장차 X박스360의 국내 유통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는 MS와 MOU만 체결한 단계이지만 이를 계기로 CJ는 홈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MS가 향후 추진할 차세대 콘솔게임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 더욱 다양한 콘텐츠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측의 한 관계자는 “게임산업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큰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미 다양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CJ가 해야 할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의의 경쟁 통해 상생 모색해야"

CJ그룹이 게임채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온게임넷과 MBC게임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아직 CJ의 게임방송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동양과 함께 케이블 시장에선 양대 메이저로 분류되는 CJ가 막강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가세한다면 불꽃튀는 경쟁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사는 특히 CJ의 진출이 구체화할 경우 전문 인력 유출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집안 단속에 나서는 한편 향후 파장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미 ‘스타크래프트’ 중계로 부동의 1위자리를 확보한 온게임넷은 CJ의 게임채널 사업 진출에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도 1위 자리 수성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는 만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황현준 온게임넷 국장은 “CJ 게임 채널 사업 진출하는 것에 대해 우선은 환영하지만, 채널사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만약 CJ가 이 시장에 뛰어든다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윈윈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체인 온미디어도 다량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CJ가 채널 사업에 뛰어든다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MBC게임의 사정은 좀 다르다. CJ그룹이 게임채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시장 경쟁구도상 CJ의 참여로 MBC게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전문가들은 “채널이 2개든 3개든 이제 게임방송시장은 완전경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선의의 경쟁만 이루어진다면 차별화된 편성과 질높은 콘텐츠로 게임방송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희찬기자 안희찬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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