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talk]E3와 한국 모바일 게임의 약진

지난 5월 18일부터 3일 동안 미국 LA에서 세계 최대의 게임쇼 ‘E3 2005’가 열렸다. E3 게임쇼는 1995년부터 개최돼 11년째를 맞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유명 게임사가 대거 참가해 자사 대표게임과 출시 예정 게임을 전시 소개하는 자리이기에 세계 게임산업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도 EA, 소니, MS 등 세계 굴지의 게임사들이 대형 부스를 차렸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쓰리넷을 포함해 20여 개사가 전시업체로 참가했다.

이번 E3 게임쇼의 특징으로는 한국 게임사들이 E3 메인홀인 사우스홀에 자리잡았다는 점과 예년에 비해 모바일 게임의 부스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E3게임쇼는 총 4개 홀로 구성돼 있다. 한국 공동관이 위치한 사우스홀이 메인홀이고, 소니 등이 자리잡은 웨스트홀, 그리고 전시용이 아닌 참가업체들의 미팅룸으로 이용되는 노스와 이스트홀이다. 여기서 세계 최대 게임쇼인 E3쇼의 메인홀에 한국관이 들어섰다는 점은 한국 게임에 대한 세계 시장의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예년에 비해 한국부스를 찾는 인파도 수십배 이상 늘었고, 수출계약 등 시너지 효과도 컸다. 실제로 우리 이쓰리넷은 참가 첫 날 바로 모바일 게임 수출계약을 했고, 이처럼 수출 계약에 성공한 한국 기업의 수와 금액은 지난해 대비 두 배를 넘었다.

온라인 및 콘솔 게임에 비하면 적지만 매년 조금씩 늘어가던 모바일 게임업체의 참가 규모는 올해 대폭 확대됐다. 3~4년 전만 해도 콘솔이나 PC, 온라인 게임이 주류였던 상황에서 벗어나 올해 E3 게임쇼에서는 모바일 게임이 세계 게임 시장에 당당히 한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었다. 한국공동관에 참가한 16개 업체 중에도 게임빌, 리코시스, 엔텔리전트, 동양정보시스템, 이쓰리넷 등 5개가 모바일게임사였고 다른 홀에서도 많은 부스에 모바일게임업체가 자리 잡고 있었다.

E3쇼에서 나타난 세계 모바일게임의 추세는 어떤가. 무엇보다 80~90년대에 유행했던 PC게임을 3D그래픽으로 제작해 서비스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 시절 단순하게 즐겼던 볼링이나 간단한 자동차게임 등을 3D로 디자인해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전략은 어느 나라 어느 기업 할 것 없이 보편적으로 쓰였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던 게임이라는 수용의 용이성과 대중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이처럼 기존 PC 게임을 모바일로 컨버전하는 추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려스런 점도 있다. 이런 안정적인 컨버전스에만 관심을 기울이면 순수창작 모바일게임이 활성화되기 어렵고, 결국에는 모바일게임이라는 특화된 영역을 구축하지 못한 채 흘러간 PC나 온라인게임의 모바일 이식 게임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사들이 보여 준 우수성과 세계 시장의 높은 기대는 이번 ‘E3 2005’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 평가하고 싶다. 내년에는 모바일 게임만이 지닌 특이성을 십문 활용한, 더욱 신선하고 독창적인 게임으로 한국관 내 별도의 모바일관이 구성되고 나아가 국내 많은 우수 개발사들이 더 많이 출품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쓰리넷 성영숙 사장 one@e3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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