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 구름 잡는 `조회공시` 투자자 눈물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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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구름잡는 조회공시에 투자자만 피해를 본다.’  

최근 증시에서 근거없는 풍문 유포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 내용의 구체화 △거래소 정보수집력 강화 등의 명시에 대한 투자자의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구체적 개선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거래소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해당 기업에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판정되거나 한발 늦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공시가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뜬구름잡는 조회공시=지난 9일 오후 2시께 거래소는 코스닥상장법인 비트윈에 ‘KT로의 피인수설’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미 전날부터 상승행진을 벌여 온 비트윈은 조회공시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유지해 상한가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장 마감 이후 비트윈이 내놓은 조회공시는 ‘피인수설은 사실 무근’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포이보스에 ‘KT로의 피인수설’에 관한 조회공시요구가 나왔고 회사는 다음날 오전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조회공시 이후 포이보스는 바로 하한가로 떨어졌으나 이미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상황이라 풍문을 믿고 뒤늦게 매수세에 동참했던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재료노출 대응늦어=이에 반해 공시 수시간 전에 재료가 노출돼 주가가 급등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작 조회공시요구가 나오지 않아 정보를 미리 입수한 일부 투자자들만 차익을 챙기는 사례가 빈번하다.

지난 7일 LG필립스LCD는 HP와의 50억달러 규모 공급계약체결을 장 마감 후 공시했으나 이미 장중에 계약설이 나돈 뒤였다. 지난달 3일에는 팬택계열의 SK텔레텍 인수 소식이 장 마감 이후 공시됐음에도 공시 이전에 루머를 접한 일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팬택계열은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결국 소문을 일찍 접한 투자자들만 차익을 남긴 셈이 됐다.

◇조회공시의 양면성=이같은 현상은 조회공시가 지닌 양면성때문으로 지적된다. 소수의 투자자만이 알 수 있는 풍문의 진위 여부를 공개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정보를 공유하는 효과가 있지만 루머에 지나지 않는 얘기가 공개되면서 오히려 불확실한 정보를 양산하는 단점도 지녔다. ‘사실무근’으로 밝혀져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는 식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적지않다.

투자컨설팅회사 BIBR의 신동준 이사는 “조회공시는 정보력이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고 정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거래소는 공시제도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투자자들도 확인되지 않은 재료보다는 회사 가치와 실적을 중시하는 쪽으로 투자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