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인텔에 떠나보낸 IBM이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셀’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한 파워 칩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으며 심기일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맺어온 동맹관계가 깨지고 CPU 분야 경쟁사인 인텔의 세력이 더욱 커졌지만 IBM은 최근 장악했던 게임기 시장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까지 파워칩 공급을 확산하는 등 애플의 빈자리를 메꾼다는 계획이다.
C넷에 따르면 IBM은 최근 파워프로세서 사용자들의 모임인 ‘파워.org’ 컨소시엄에 11개 기업이 새로 가입했다고 밝혀 파워칩 진영이 건재함을 알렸다. 또 IBM, 소니, 도시바가 공동 개발한 ‘셀’ 프로세서의 상세한 사양을 조만간 발표하고 HW나 SW업체들이 ‘셀’ 칩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소스코드까지 공개할 계획이다.
또 ‘셀’ 칩을 위해 제작된 리눅스 운용체계(OS)도 제공하기로 했다. 인텔과 짝을 이루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에 대항한 리눅스를 자사 진영으로 확실히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테라소프트’와 ‘페도라파워PC’ 등 업체와의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IBM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IBM의 전략은 오픈 칩 기술을 널리 알리고 파워 아키텍처를 업계 표준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라며 인텔-애플 진영에 대한 전의를 다졌다.
지난주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인텔로의 이동을 공식 선언하면서, “약속한 3GHz 파워PC 프로세서 및 G5칩을 내놓지 못했다”며 IBM을 맹렬히 비난했다. 스티브잡스는 “우리는 놀라운 제품이 나올 것을 기대했지만 미래 파워PC 로드맵으로 어떻게 제품을 만들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IBM은 애플이 떠남으로써 ‘어디서나 파워칩을(Power Everywhere)’이라는 마케팅 캠페인과 공룡 그룹으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지만 한편으로 ‘셀’에 힘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비디오 게임기에 탑재하기로 분야에 더욱 매진할 수도 있게 됐다. 인스태트 자료에 따르면 게임 콘솔 시장은 올해 350만대 규모에서 2008년에는 3350만대 규모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IBM의 ‘셀’ 프로세서는 내년 출시 예정인 소니의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3’에 탑재될 예정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360에는 파워프로세서를 내장할 계획이다. IBM은 게임기 시장 외에 의료기기 및 군사기기 등 타 분야로까지 셀의 세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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