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미관 및 전력설비 개선을 명분으로 본격적인 전신주 정비 계획에 들어가자 비상이 걸린 것은 통신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다. 비용 분담 책임이 고스란히 통신사업자와 SO들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파워콤·하나로텔레콤·드림라인·SK네트웍스·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 등 주요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전국 119개 SO가 모두 한국전력의 정비 계획에 따라야 한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전신주에 30조∼40조씩 무분별하게 케이블선이 가설된 상황이어서, 이를 한전의 배전공가처리지침에 맞출 경우 기존 선을 철거하고 새로운 선을 가설하는 등 신규 설치보다 오히려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정비 내용=한전은 미관을 개선하고 전력 설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한 정비라고 설명한다. 한전의 시설기준에 맞춰 정비할 예정이며, △전신주당 가설선 12조 이하 △높이제한 5m 기준 등이 적용된다. 특히 가설선 12조 이하는 파워콤이 6조를 사용하고 3개 사업자가 2조씩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비용 부담 추정=한전이 보유한 700만개 전신주 중 몇 개가 정비 대상일지에 크게 좌우된다. 일단 통신 및 방송사업자가 선을 가설한 전신주는 200만개 정도다.
통신사업자 A사의 경우 한전의 전신주 36만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18만개가 정비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우려했다. A사가 도시 중심으로 망을 설치해 대상 전신주가 많은 상황이긴 하지만 50% 정도를 예상하는 셈이다. 이를 적용한다면 200만개 전신주 중 100만개에 달한다. 전국적으로 50만∼100만개의 전신주를 추정하는 근거다.
한전 관계자는 “10% 미만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 관계자는 “지침대로 따르자면 12조를 넘는 13조 이상 가설된 전신주가 모두 대상이지만 이는 통신사업자 자체 정비에 맡긴다”며 “한전이 주관하는 정비는 최소한 16조 이상 가설된 전신주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신주당 정비 비용도 추정키 어렵다.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24코어로 2∼3조 가설된 상태를 96코어 1조로 바꾸는 것인데 기존 선을 잘라내고 새롭게 설치해야 한다”며 “순수하게 신규로 망을 까는 경우와 비교할 때 70∼80%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한전의 전신주 정비는 △한전과 전신주 사용 사업자 △파워콤과 다른 통신사업자 △통신사업자와 SO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국전력은 전신주 정비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정작 돈을 내야 할 통신사업자들을 심하게 몰아칠 수도 없는 처지다. 한전 관계자는 “올 연말께 대상 전신주와 표준 정비 모델을 정할 때 통신 및 방송사업자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은 파워콤이 전신주 12조 중 6조를 확보토록 한 한전의 지침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묘한 갈등 구조를 예감케 하는 대목이다.
또한 통신사업자와 SO 간에도 골이 깊다. 통신사업자들은 SO들이 한전의 전신주 정비에 대해 무조건 협조하지 못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데 불만을 표시한다. 반면 SO들은 통신사업자들이 지역사업자이자 영세한 방송사업자인 자신들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박한다. 한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SO나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 등의 인입선 정비에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서울, 수원, 부산 등 3개 지역 시범 정비가 끝나고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명확한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시범 정비와 2차에 걸친 현장조사가 마무리되는 연말께 전신주 정비가 줄 파장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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