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중박`이라는 이름의 게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많이 쓰는 ‘대박’이라는 표현이 있다. 큰 배라는 뜻도 있고 큰 물건, 큰 박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와는 관계없이 이쪽 바닥에선 많은 돈, 즉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으로 통한다. 대박을 터뜨렸다면 흥행에 성공해 큰 돈을 벌어 들였다는 의미다.

대박의 속성은 그래서 흔하지 않다. 복권이나 도박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런 데를 제외하고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유일하다. 이를 테면 한판 승부의 도박성이 그것과 매우 닮아있기 때문이다.

 자금을 많이 쏟아부었다 해서 흥행을 담보할 수 없고 돈을 많이 쓰지 않았다 하여 참패할 것이라는 가설이 성립되지 않는 곳이 엔터테인먼트산업이다.

 특히 게임분야는 내일의 흐름을 내다볼 수 없고 예측을 불허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그 때문인지 무수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내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지고 만다.

 그럭저럭 체면을 유지했다는 ‘중박’이란 표현도 있다. 대박을 좆다 그에 못미치자 위안용으로 만든 업계의 조어이다. 그런 데 최근 ‘중박’이란 단어가 게임업계에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대박을 꾀한 업체들에는 대단히 미안하고 죄송한 얘기지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것은 다름아닌 게임업계의 토양이 그만큼 튼실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박아니면 참패라는 등식은 설익는 곳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등식이 고착화될 경우 산업은 치명타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예컨대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자금이 회전되지 않는 곳에서 대박의 넝쿨이 자랄 수 없다. 인재들이 남아 있을리가 만무하고 업계가 제대로 숨을 쉴 수 도 없는 노릇이다.

한때 충무로가가 이런 현상으로 인해 적지않은 홍역을 앓은 적이 있다. ‘중박’없는 흥행 실적이 이어지면서 긴 잠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따라서 ‘중박’의 양산은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것은 또다른 성장 동력과 탄력을 받을 수 있는 힘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업계의 책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좋은 작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새로운 장르, 색다른 영역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극복하는 노력이다.

 남들이 매달리는 분야로 대박을 기대할 수 없다. 성공 확률이 낮을 수록 대박의 확률은 높다. 어찌보면 지금이 새로운 도전에 최적기가 아닌가 싶다.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그런 풍토아래서는 대박이 아닌 참패만 있을 뿐이다.

 두려워 하지말고 앞서 나가자. 지금 게임업계는 중박이 받쳐주고 있지 않는가. 

<편집국장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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