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익스프레스’는 너무나 유명한 ‘페르시아의 왕자’를 제작한 조단 매크너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는 실패해 제작사를 궁지로 몰아넣은 게임이기도 하다.
1914년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전운이 감도는 유럽. 게이머는 주인공인 로버트가 돼 오랜 친구 위트니가 보자고 한 오리엔탈 특급열차에 올라타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이 게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여러 가지 시도가 돋보이는데 그중 하나가 ‘로토스코프(rotoscope)’라고 불리는 그래픽 표현기법이다. 로토스코프는 실제 배우가 연기를 한 후 이를 이용해 카툰 방식으로 그래픽을 처리하는 것이다.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모션캡처나 카툰랜더링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 기법 때문에 ‘라스트 익스프레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동작이나 표정은 하나같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무대인 오리엔탈 특급열차를 완벽히 재현했다는 점도 이 게임의 미덕이다. 제작사는 실제 오리엔탈 특급열차 객실차를 구입해 그대로 재현했고 당시의 소품이나 의상까지도 꼼꼼히 재현했다.
진행이 실시간(real time)으로 이뤄져 긴장감을 주며 몰입도가 높다는 점도 ‘라스트 익스프레스’의 장점이다. 이 게임을 해본 게이머들은 대부분 손에 땀이 밸 정도라는 평을 내린다.
‘라스트 익스프레스’의 사운드는 제작사가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각 캐릭터의 음성 연기가 살아있고 각 나라별 액센트도 잘 표현돼 있다. 게임의 음악은 OST앨범으로도 발매됐는데 백미는 안나의 바이올린 콘서트다.
이 게임의 문제점 아닌 문제점이라면 당시로서는 너무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당시 어드벤처 게임의 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고 제작사는 막대한 투자비를 건질 수 없었다. 또 결정적으로 이 게임이 상업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게임의 내용이 너무 어렵고 플레이의 난이도도 높아 많은 게이머들의 발길을 끌어드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라스트 익스프레스’는 국내에서도 발매됐는데 원래 자막이 없는데다 한글화까지 이뤄지지 않아 국내 팬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게임으로 통했다. 중간중간 프랑스어 등 유럽의 언어가 등장할때만 자막이 나왔기 때문에 어느정도 어학실력이 뒷받침돼야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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