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행정지도에 대한 KT의 체감도는 이번 시내전화 담합 건의 핵심이다. 즉 행정지도가 어디까지 유효했으며 직접적(혹은 제한적)이었는가의 여부다.
일단 2002년 11월 정통부 행정지도의 핵심에 있던 인사들은 행정지도가 직접적이었음을 증언했다.
신윤식 전 하나로통신 회장(현 하나로드림 회장)은 “KT가 시내전화 80% 이상 가져가면 경쟁이라 볼 수 없고, 후발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은 최소 20%의 점유율은 유지해야 통신시장이 건강해진다는 요구를 정통부에 여러차례 했다”며 “KT에 협박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기본정신은 제2사업자를 살리겠다는 것이었다”며 “KT와 하나로 간에 신사협정 맺자고 여러차례 요구했다”고 회상했다.
한춘구 당시 정통부 정보통신지원국장(후에 정보통신진흥국으로 바뀜, 현 전파기지국 사장)은 “통신사업이 독점에서 경쟁체제로 가면서 유효경쟁체제를 도입했으며 후발 사업자에 대한 육성정책을 수립해야 했다”며 “당시는 그런 의도에서 정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11월의 행정지도는 후발 사업자인 하나로통신 육성 차원에서 제기됐으며 정부의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됐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 같은 행정지도가 2003년 6월 23일까지 이어졌는지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공정위는 KT가 작성한(2003년 5월) 담합 문서인 ‘전화부분 HTI( 하나로통신)와 공정경쟁 협상관련 보고’에 행정지도라는 말이 단 한마디도 없었음을 들어 행정지도의 직접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동수 정통부 정보통신진흥국장도 “고위급 인사를 불러 행정지도에 나섰으나, 이런 조치가 2003년 6월 담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공정위 측이 판단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2002년 11월 행정지도가 이듬해 6월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해 공정위와 입장이 약간 다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규성 KT 사업협력실 공정경쟁팀장은 “공정위가 5%에서 3%로 깎아준 것은 행정지도라는 부분을 인정한 것 아니냐”며 “행정지도의 선상에 있었을 뿐 주도적으로 담합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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