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엔터테인먼트 이수영 사장(39). 그는 여전히 바쁘다. 요즘은 아예 ‘멀티 플레이어’가 된 느낌이다.
두달전 정식 오픈한 스포츠포털 ‘우주닷컴’에 온통 신경을 집중하면서도 일주일에 두번은 SI업체 아이콜스에서 CEO 업무를 본다.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게임판 컴백까지 선언했다. 그것도 개발과 퍼블리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슈퍼우먼 콤플렉스’에라도 빠진 걸까.
“글쎄 저도 헷갈린다니까요. 중요한 것은 아직 60%도 못 보여줬다는 거에요. 모든 것이 본궤도에 올라야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을텐데 말이죠.”
스포츠포털, SI, 온라인게임, 그리고 사랑까지. ‘사이클히트’에 도전하는 그가 이번에도 ‘이기는 게임’을 할 지 인터뷰 내내 궁금했다.
그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다.
온라인게임 ‘뮤’로 돌풍을 일으킨 것이나 ‘마이클럽’ CEO로 전격 변신한 것은 대표적이다. 한 때는 더게임스 칼럼리스트로 ‘깜짝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난데없이 ‘스포츠’라는 테마를 들고 왔다. 지난 3월 오픈한 ‘우주닷컴’은 그가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엔터테인먼트 포털과 거리가 있었다. ‘스포츠포털’이라는 다소 생소한 아이템이 허를 찔렀다.
“사실 아이디어는 정 검사(그는 남편을 이렇게 불렀다)에게서 얻었어요. 스포츠를 좋아하는 정검사는 야구나 축구 중계를 보고나면 꼭 인터넷에 접속해 팬터지 스포츠 리그를 즐기곤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그는 미국에서 이런 사이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더욱 끌린 것은 한국에는 이런 시도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문제는 이런 서비스가 과연 한국 사람들 정서에도 맞을까 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한국 사람 정서에 맞춰 새롭게 개발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 스포츠 전도사로 ‘깜짝 변신’
확신이 서면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그는 결국 ‘스포츠 전도사’로 변신했다.
‘우주닷컴’을 오픈하고 난 뒤에는 e스포츠협회는 물론 대한축구협회 등 다양한 스포츠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스포츠 관계자들이 많이 격려해줘요. 스포츠포털이 활성화되면 스포츠 저변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스포츠를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해외처럼 여러가지 부가 콘텐츠로 발전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죠.”
대한축구협회(KFA)가 선물로 준 하얀 모자를 쓰고 나타난 그는 ‘우주닷컴’이 앞으로 온·오프라인 스포츠 대중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e스포츠 중심으로 꾸며진 사이트를 야구나 축구와 같은 일반 스포츠로 확대해 나갈 계획도 밝혔다.
“지금은 60% 정도밖에 안 보여줬어요. 오는 7월이면 처음 기획했던 시스템이 거의 완성될 거에요.”
그는 ‘우주닷컴’하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스포츠 정보가 가득한 곳,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곳, 스포츠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곳 등의 이미지가 떠오르게 하겠다고 했다. 브랜드 파워, 중독성, 커뮤니티 등 성공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조건을 모두 갖추겠다는 계산이다.
# 3년 만에 게임판 컴백
그는 최근 극비리에 개발해온 온라인게임 ‘건틀렛’을 전격 공개했다. 그리고 락소프트의 ‘데코온라인’을 시작으로 게임 퍼블리싱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웹젠을 떠난지 꼭 3년만에 게임판 컴백을 선언한 셈이다.
“온라인게임시장도 많이 변했어요. 이전에는 기술이 중요했지만 이젠 기획이나 내용이 중요해졌어요.”
지난 2001년 ‘뮤’로 3D 온라인게임시장을 개척한 그는 이번엔 ‘의식개혁’을 화두로 삼았다. 이제 3D 등 앞선 개발기술로 차별화를 꾀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판단 때문이다.
“ ‘건틀렛’은 게이머가 신(GOD)이 되는 게임이에요. 하나의 월드를 창조할 수도 있고, 파괴할 수 있죠. 주어진 월드에서 사냥이나 퀘스트를 수행하던 기존의 MMORPG에 비해 자유도가 훨씬 높은 게임이죠.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신선한 기획이 가득하죠.” 그는 곧 클로즈베타테스트에 돌입할 ‘건틀렛’이 웹젠의 ‘뮤’처럼 시장에서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첫번째 퍼블리싱 타이틀인 ‘데코온라인’은 ‘우주닷컴’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우주닷컴’을 홍보하는데 게임만큼 강력한 매체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고민의 축은 ‘우주닷컴’이에요. 현재 오픈한 지 얼마 안돼 네티즌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죠. 하지만 온라인게임 만큼 폭발적이지 않아 좀 답답하기도 해요. 게임은 고정 마니아 집단이 형성돼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면 순식간에 몰리는 반면 스포츠포털은 아직 생소한 존재라서 그렇겠죠.”
그는 두달에 한번씩 남편인 정범진 검사와 미국 뉴욕 식당가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포털이든 게임이든 벌여놓은 사업이 제법 궤도에 오르면 사업보다 가정에 더 충실하고 싶은 생각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벌여놓은 일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스포츠포털의 경우 워낙 생소한 분야라 인력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해 그가 인수한 아이콜스가 올해 흑자로 전환한 것은 희망적인 메시지다.
“포털이 되든 게임이 되든 전망이 없으면 언제든지 과감하게 포기할 거에요. 하지만 그런 일은 아마 없을 겁니다.”
스포츠와 SI라는 새로운 분야에 투신하고 게임판에 복귀한 그는 다시 도전중이다. 그의 자서전 ‘나는 이기는 게임만 한다’처럼 이번에도 도전에서도 승리할까. 만약 그렇다면 ‘이수영’은 인터넷업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통하지 않을까.
1966년 마산 출생
세종대 무용학과 졸업
뉴욕대 예술학 석사
미리내소프트 해외마케팅
2001년 웹젠 대표이사
2002년 마이클럽닷컴 대표이사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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