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특위 "중계망 구축 이통사에만 부여"
지상파 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들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중계망 구축에 망 식별부호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상파 사업자들은 이를 통해 사업 참여가 불투명한 SK텔레콤을 압박할 수 있지만 동시에 통신사업자들이 주장하는 부분 유료화를 논의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통사들이 중계망 구축에 참여하지 않으면 망 식별부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이통사는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또 줄잡아 수백억원에서 1천억원대에 이르는 중계망 투자비를 감당해야 하는 이통사들은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부분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DMB 6개 사업자의 단일 의사결정기구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위원장 조순용)는 최근 6인 위원 회의를 열고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통사업자들 중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중계망 구축에 참여한 업체만 망 식별부호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조순용 KMMB 사장 겸 지상파DMB특위 위원장은 26일 “지상파 DMB가 보편적 서비스로서 기존 지상 영역은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책임지지만 지하철 등의 음영지역은 새로운 영역”이라며 “이곳에서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구축하는 중계망에 망인식 기능을 부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지상파 DMB 수신영역 확장을 위한 추가 망 구축에는 6개 사업자는 물론이고 이통사의 참여를 받아들인다”며, “망 구축에 참여하지 않은 이통사에 대해 중계망을 못 쓰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섭 특위 사무국장은 “지상파 DMB의 부분 유료화는 정책적인 사안이고 사업자들이 정할 일이 아니다”며 “망식별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이통사가 중계망 구축에 참여할 조건이 된다”고 말했다.
특위는 다음달 초 망식별 기능을 도입하는 데 기술적인 문제점이 없는지를 검토키 위해 KTF와 LG텔레콤에 필드테스트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DMB폰을 만드는 삼성전자·LG전자 등은 망식별기능을 지상파DMB폰에 구현키 위해 추가 개발에 나서야 한다.
엄민형 KBS 팀장 겸 지상파DMB특위 위원은 “한두 달 정도면 (이미 지상파 DMB폰 개발을 완료한) 삼성전자·LG전자 등이 망식별 기능을 추가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상파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중계망 구축 및 유통사업 참여를 촉진키 위한 것”이라며 “만약 SK텔레콤이 망 구축에 참여치 않고 KTF와 LG텔레콤만 참가할 경우 앞으로 SK텔레콤이 지상파 DMB폰을 내놓더라도 중계망의 신호를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