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30분 떨어진 나바나콤 산업단지. 전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생산량의 10∼15%를 소화하는 웨스턴디지털 생산 공장이 있는 곳이다.
프로세서(CPU)가 ‘PC의 두뇌’라면 HDD는 ‘PC의 심장’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특히 HDD는 데스크톱·노트북 등 PC 중심에서 최근 PVR·DVR 등 디지털가전, MP3·PDA·캠코더 등 모바일과 핸드헬드 제품으로 수요가 크게 늘면서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저장장치로 떠올랐다.
이를 입증하듯 웨스턴디지털 태국 공장은 하루 24시간 내내 생산라인이 쉬지 않고 있다. 생산 규모는 연간 2000만∼2500만개로 해마다 2배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4월 100만개를 시작으로 불과 2년 6개월 만인 올 1월 누적 생산규모가 5000만개를 넘어섰다. 3.5인치 데스크톱PC용 HDD 라인이 중심이며, 지난해 8월 2.5인치 노트북PC용 ‘스콜피오’ 라인을 추가했다.
이 회사 홍보담당 스티브 쉐턱 이사는 “태국을 웨스턴의 글로벌 생산공장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매년 본사 차원에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시게이트·맥스터·삼성전자 등과 함께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HDD 전문업체. 지난 7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이래 ‘HDD’ 한 우물만 고집한 결과, 지금은 PC업계의 영향력 있는 기술 기반 기업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연구개발(R&D)센터는 본사와 실리콘밸리에, 생산공장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두 곳에 두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2001년 일본 후지쯔에서 태국 공장을 인수한 후 이 곳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집중 육성하는 상황이다. 태국 공장은 이에 걸맞게 시스템과 품질관리 면에서 단연 돋보인다. 대부분의 생산 시설은 이미 자동화된 지 오래다.
HDD 완제품을 위해서는 반도체 커팅·툴링·슬라이더 조립 등 9개 공정이 필요한데 모든 공정은 반도체와 같이 클린룸에서 이뤄진다. 사람의 손이 필요한 일부 조립공정을 빼고는 모두 자동화돼 있다. 태국 공장에서는 최종 검사까지도 자동화 장비를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특히 태국 공장은 자체에서 개발한 ‘미테츠(MITECS)’ 라는 제조감독시스템으로 품질 관리와 성능을 모니터링하고 먼지와 정전기에 민감한 HDD 부품의 특성을 감안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모든 조립 공정은 컴퓨터로 다시 자동 스캔해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상황이다.
타완 수파푼트 태국공장 총괄 이사는 “태국 공장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품질”이라며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콕(태국)=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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