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이후// 3면)현대 브랜드 가전 부활하나

 ‘현대 가전이 다시 부활하는가.’

 현대이미지퀘스트와 현대종합상사가 과거 현대전자가 못다 이룬 ‘현대 가전‘의 부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은 이미 현대그룹과 결별했고 매출 2조원 미만의 규모지만 아직도 ‘현대 브랜드’가 희망이다.

 ◇현대종합상사, 가전 사업에 승부수=전명헌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지난 2월 21일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만나 범아랍권 무관세 단일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가전제품 생산공장과 마케팅 거점을 수도 암만에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현재 진행 상황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인접지역에 협력 파트너를 모집하는 수준. 파트너와 협력관계가 구축될 경우 이르면 올해 안에 사업을 진척시켜 생활가전 및 디스플레이 사업을 세계적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정보가전 사업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디스플레이제품 조립공장 설립 등을 5대 신사업으로 확정하고 추진중이다. 정보가전 부문 사업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과도하게 편중된 사업구조를 혁신해 수익 기반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종합상사의 정보가전 부문 진출은 이미 예고돼 왔다. 유럽 지역의 현지 LCD모니터 및 TV생산업체에서 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등 생산을 제외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유럽 프랑크푸르트·파리, 중동 암만, 중국 베이징·상하이, 미국 뉴욕·LA·토론토, 남미 보고타·산티아고 등 23개국 4개 현지법인, 29개 해외 지사에 걸친 글로벌 마케팅 라인이 현대종합상사의 힘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PDP·LCD TV를 비롯해 DVD플레이어 및 리코더, 휴대폰,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전자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명은 역시 ‘현대’다.

 지난해 현대종합상사는 정보가전 부문 사업 강화에 성공하면서 매출 1조7962억원, 영업이익 251억원, 경상이익 345억원, 당기순이익 345억원을 올리는 등 4년간의 기나긴 적자의 굴레를 벗었다.

 ◇현대이미지퀘스트, 디스플레이 전문기업=현대전자의 모니터 사업 부문이 분사되면서 만들어진 현대이미지퀘스트(대표 김홍기) 역시 ‘현대’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5014억원, 경상이익 17억원, 당기순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올해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2005’에서 디지털TV 신제품 7종 등 총 22종을 출품해 유럽 지역에서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LCD TV 55인치 및 LCD TV 일체형 제품이 가전 부활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이미지퀘스트가 준비중인 중장기 전략은 디지털 사업 확대와 중국 내수 시장 공략. 모니터 중심의 매출에서 디지털TV 라인으로 사업을 강화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올해 중으로 TV 사업군은 물론이고 홈시어터 등 다양한 정보가전기기, 포스트PC 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가전 ‘현대’, 가능할까=‘현대’를 모태로 하는 이들 두 기업의 가전 사업 전략 원칙은 수익다변화다. 현대종합상사는 세계적인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현대이미지퀘스트는 모니터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정보가전 부문 진출을 시도중이다. 한쪽은 성장성을 보고 신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다른 한쪽은 모니터 사업과 연계된 기술을 찾던 중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문제는 이들이 얼마나 정보가전 부문에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으며, 규모의 경제가 주도하는 정보가전 시장의 틈새 공략에 성공하는가 하는 점이다. 가전 부문의 컨버전스화에 따라 다양한 복합기술이 등장하고, 여기서 얻은 엄청난 수익을 다시 기술개발 과정에 투입해야 하는 순환과정을 놓고 볼 때 현대의 입지는 아직 좁은 듯하다. 지금 ‘현대’는 그저 벤처기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갓집 현대 재건’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은 이들이 큰 사업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어려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다져진 조직원 간의 탄탄한 결속력도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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