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포럼]음악산업, 다시 시작이다

“음악산업이 활성화되어야 문화콘텐츠산업이 성장한다.”

 음반시장이 어려움에 빠졌던 지난 4∼5년 동안 업계 종사자들이 재기를 다짐하며 되뇌이던 대표적인 주문(呪文) 중의 하나가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이었을 만큼 음반시장은 급전직하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지난 2000년 4100억원대로 성장을 거듭하던 음반시장은 초고속인터넷과 MP3의 등장과 함께 지난해 1340억원대로 4년 새 무려 67.4%나 줄어들었다. 음반기획제작사들은 급격한 수익 감소로 신인 뮤지션 발굴을 아예 포기하거나 축소했으며, 문을 닫는 대형기획사가 나오는가 하면 도·소매상도 빠르게 줄어들면서 오프라인 음반 유통구조 자체가 붕괴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음악시장은 이제 바닥을 치고 재기의 길목에 들어섰다. 지난해 세계 음악시장에서 온라인 유료화가 정착되기 시작했고, 불법음악에 대한 단속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그 결과 기존의 음반시장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고 디지털 음악시장은 매년 100% 내외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음악산업의 경우 그동안 침체돼 온 음반시장과는 다르게 디지털 음악시장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음악시장은 2000년 450억원 수준에서 2004년 2550억원으로 4년간 무려 5.7배 가까이 커졌다. 음악서비스 내용도 기존의 벨소리 중심에서 무선통화연결음, 유선통화연결음 그리고 미니홈피 배경음악(BGM) 등 그 창구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소리바다 및 벅스뮤직과 음악산업계 간의 분쟁과정을 거치면서 온라인음악의 유료화가 대세로 정착됐고, 지난 1월에는 개정저작권법이 발효돼 음원의 불법유통에 대한 제도적인 규제장치가 마련됨으로써 디지털음원의 실질적인 유료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이동통신사와 대기업이 디지털 음악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음반이 아닌 음원 중심의 음악산업은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음악산업계와 전문가들은 디지털 음악시장과 함께 기존 음반시장도 올해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저작권법 전면개정과 음악산업진흥법 제정 등 관련 제도가 정비되고 있으며, DMB 등 신규 콘텐츠 유통채널이 확대되면서 음악산업의 회복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음반시장과 디지털 음악시장을 합친 음악시장 규모는 5000억원에 달하고, 오는 2009년에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정부는 2010년까지 ‘음악시장 규모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매년 음반 5%, 디지털음악 32%, 음악콘텐츠 수출 5.4%의 성장률을 이끌어내 ‘21세기 음악 강국’을 실현한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새롭고 다양한 음악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창작기반이 튼튼해야 한다. 새로운 음악 없이 산업성장은 있을 수 없다. 다양한 장르에서 우수한 음악이 풍부하게 창조돼야 음악산업의 미래도 약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음악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 우리 음악은 이미 팝을 제치고 국내 음악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고, 이를 바탕으로 90년대 후반 한류 신화를 만들어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릴 때가 됐다.

 이제 막 자리잡기 시작한 디지털 음악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이 완비돼야 한다. 21세기 음악산업의 성패는 바로 이 시장에서 판가름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음악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디지털 산업환경에 적합한 지적재산권 보호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와 기술 보강이 시급한 과제다.

 문화콘텐츠산업에서 음악산업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한류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은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신호탄이었다. 지난 몇 년간 기술적 환경이 격변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내 음악산업은 그동안의 난관을 잘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업계와 정부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국민이 모두 한국 음악산업 부흥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할 때다.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 bmsuh@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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