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음악콘텐츠 중심이동?

`애니콜`진영 독자 플랫폼 선보여

삼성전자의 핵심부문인 ‘애니콜’ 진영이 자체 디지털음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삼성 음악콘텐츠 서비스의 중심축이 최근 들어 관련 분야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MP3플레이어 브랜드 ‘옙’에서 자금력과 영향력을 갖춘 ‘애니콜’ 진영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결과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휴대폰 지원 사이트인 애니콜랜드(http://www.anycall.com)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원스톱 온라인 음악서비스 ‘애니콜뮤직’을 선보였다. ‘애니콜뮤직’은 애플의 ‘아이튠스’와 같이 음악의 검색·구입·전송까지를 한번에 처리해주는 플랫폼이다.

 문은 조용히 열었지만 ‘애니콜뮤직’의 기능은 여타 음악서비스 못지않다. 스트리밍·다운로드 등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코덱 변환·자동검색 및 분류·목록관리 기능 등을 제공해 ‘애니콜뮤직’만으로 디지털음악 관련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하다. 기능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는 그동안 삼성전자 ‘애니콜’ 진영이 이동통신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웹사이트 상에서의 제한된 음악 서비스 제공에만 치중해왔음을 감안할 때 독자적인 플랫폼 형태의 음악서비스를 선보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다.

 반면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원스톱 온라인 음악 서비스 ‘옙스튜디오’를 선보이며 삼성 음악콘텐츠 서비스의 선봉에 섰던 ‘옙’ 진영의 최근 행보는 지지부진해 대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옙스튜디오’는 서비스 개시 후 6개월이 넘었지만 일부 기능 개선작업만 이루어졌을 뿐 확실한 개편 없이 후발주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옙’ 신모델(YP-C1) 발표시 ‘옙스튜디오’가 아닌 ‘소리바다’와의 연계 프로모션을 시작했다가 일주일 만에 철회하는 등 콘텐츠 전략의 일관성도 보여주지 못 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옙’ 관계자는 “자세한 전략은 밝힐 수 없지만 5월 중에 옙스튜디오의 버젼업을 계획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옙’과 ‘애니콜’ 진영의 서로 다른 행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그룹의 콘텐츠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하나로 합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현 상황이 지속하면 ‘옙’ 진영이 주도권을 ‘애니콜’ 진영에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론도 있다. 콘텐츠 사업 전개가 비교적 자유로운 ‘옙’과 달리 ‘애니콜’ 진영은 이통사와의 불편한 관계를 우려해 자체 음악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키우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모토로라가 아이튠스와 연동되는 휴대폰을 내놓았지만 이통사들의 견제 때문에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애니콜’ 진영 역시 자체 음악서비스를 운영중인 국내 이통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콘텐츠 사업이 돈’이라는 판단이 설 경우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점에서 ‘애니콜뮤직’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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