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탓에 IT기업 공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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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만 해도 1000원어치를 팔면 117원을 남겼으나 지금은 똑같은 물건을 팔아도 84원밖에 남기지 못한다.’

 2004년 하반기부터 지속돼온 환율 악재가 IT경기 하락기조와 맞물리면서 IT상장기업의 발목을 잡았다.

 유가증권시장 제조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11.73%에서 올 1분기에는 8.39%로 3.34%포인트 줄었다. 제조 업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넘게 급감했기 때문.

 삼성전자·LG전자 등 유가증권시장 우량기업들도 이 파고를 비켜갈 수 없었다.

 코스닥의 경우 정보기기·통신장비 부문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반면 금융업은 대규모 부실기업들의 정상화로 대손충당 부담이 급감하면서 순이익이 대폭 증가해 IT기업과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수출비중이 큰 IT 업종의 경우 환율 하락 및 IT경기 둔화로 인한 부진이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하반기 이후에야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증권시장=삼성전자·LG전자 등 IT하드웨어업체들로 구성된 전기전자 업종은 매출·영업이익·순익 모두 지난해에 비해 줄어 들었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익은 50∼60%씩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월에 비해 200원 가까이 떨어지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IT하드웨어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가격 하향세가 지속된 것도 IT기업의 실적 부진을 심화시켰다.

 통신 업종은 1분기 순익이 90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6% 늘어나 비교적 양호한 1분기를 보냈으나 매출액이 제자리 걸음인 데다 시장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9.13% 감소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코스닥시장=IT하드웨어 업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각각 47.71%, 50.12%씩 줄어드는 등 역시 환율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중 정보기기(-92.3%)와 통신장비(-68.9%) 업종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정보기기 업종은 순익이 아예 적자로 전환되는 등 부진했다.

 인터넷 업종은 환율 변동과 무관한 산업 특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음과 엠파스가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서는 등 인터넷 업종 9개사의 영업이익은 38.41% 감소했고 순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통신·방송서비스 업종(15개사)은 홈쇼핑기업의 강세에 힘입어 유일하게 선전했다. 통·방서비스 업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95%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하반기 회복 기대=전문가들은 IT상장사의 실적이 2분기에 바닥권을 형성한 후 오는 하반기부터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안정권에 접어들고 LCD 부문을 필두로 D램 등 IT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배경에서다.

 특히 이번 실적 부진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되면서 상대적으로 부각됐지만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는 흑자 기조가 유지됐기 때문에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전우종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까지는 환율 하락과 IT제품 가격 불안정 등의 요인으로 IT상장사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겠으나 하반기부터는 디스플레이 업종을 중심으로 IT수요가 살아나면서 바닥권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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