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텔레매틱스]기고-텔레매틱스가 여는 새로운 미래

◆남중수 텔레매틱스산업협회 남중수 회장 cso@ktf.com

 이동통신과 자동차 산업은 경제 성장과 국민 생활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휴대폰은 벽돌만한 크기였고, 차 뒤꽁무니에 달린 2m가 넘는 차량용 이동전화(카폰) 안테나는 소수의 전유물로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이동전화가 이제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물결을 타고 전화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은행계좌, 카메라, MP3, TV, 게임기까지 결합된 손 안의 종합 멀티미디어가 되었으며, 인구 대비 보급률 80%로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생활의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국내 자동차 산업 또한 지난 50년대 미국 지프의 엔진과 변속기에 차체는 드럼통을 펴서 1대에 몇 개월씩 걸려서 만들던 시발차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자동차 1500만대 시대로 접어들어 집집마다 차가 있을 정도로 생활의 필수도구가 되었고,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서 안전과 편의를 위한 각종 첨단 기술이 적용되어 이동중 위성방송까지 즐기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지난 수십 년간 괄목상대하게 발전한 이동통신과 자동차 기술은 이제 ‘텔레매틱스’를 만나 또 다른 획기적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단순한 교통정보를 제공하던 초기의 기능을 너머 카인포테인먼트(Car-infotainment)를 지향하며, 자동차를 가정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 운전은 자동항법장치에 맡기고 차 안에서 영상회의를 하거나 업무를 보고, 쇼핑·영화감상을 즐기며, 불편한 곳이 있을 경우 원격진료를 받는 등 자동차가 ‘꿈꿀 수 있는 모든 생활을 다 누릴 수 있는 움직이는 집’이 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이런 텔레매틱스를 통한 모바일 디지털 라이프를 구현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K웨이즈, 모젠 등 신규 서비스를 속속 출시해 왔고, 정부에서도 텔레매틱스를 IT 9대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국내 자동차 제조사, 유무선 통신사업자, 주요 SI 사업자 등이 참여한 텔레매틱스산업협회도 텔레매틱스 전문가 그룹을 통한 업계 의견 수렴과 ITU, 텔레매틱스 밸리 등 텔레매틱스 관련 해외 표준 기관과의 협력활동 그리고 해외 선진 사업모델 벤치마킹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에 힘입어 작년에는 교통이나 지리정보를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텔레매틱스정보센터(TELIC)가 만들어졌고,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사업이 추진되는 등 국내 텔레매틱스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인프라가 속속 마련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포천이 ‘모바일 원더랜드’라고 칭송할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수용도도 높으며,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등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텔레매틱스 산업 발전의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우리나라가 세계 텔레매틱스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무엇보다도 상호 윈윈 하는 코피티션(Co-petition)의 노력이 필요하다. 텔레매틱스와 같은 컨버전스 서비스는 다양한 산업, 기업 간 제휴와 협력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성장 여력을 낮추는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건전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관련된 모든 기업과 산업이 좁은 국내보다는 넓은 세계 시장을 바라보며 국내 텔레매틱스 산업을 발전시켜 세계 시장에서 윈윈 하겠다는 코피티션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사업자들은 서비스 공급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서비스의 편익을 스스로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려는 노력 또한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고객 중심의 사고와 코피티션의 노력이 결부된다면 한국의 텔레매틱스 산업은 국가 발전을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것이고, 지금까지 한국의 IT와 자동차가 세계를 놀라게 했던 것 이상으로 다시 한 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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