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가 IT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겨냥해 연구개발(R&D) 선행 투자에 팔을 걷어붙였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 샤프, 마쓰시타전기산업, 후지쯔 등 대형 전자업체들은 지난 2003년 이후 3년 연속 R&D 투자비를 확대하고 디지털 관련기기, 반도체 등 설비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9대 전자업체가 R&D와 설비투자로 각각 2조8580억엔, 2조3460억엔을 투자할 예정이어서 지난 2001년 IT거품 당시 단행된 최대 투자치에도 육박할 전망이다.
이 같은 일본 전자업계의 R&D 투자 확대는 디지털 가전 및 IT분야의 주력사업 육성을 위해서는 R&D가 최우선의 ‘경쟁력’이라는 공통된 인식에 따른 것이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등 전자부품 시황과 디지털 가전 등의 재고상황이 개선되면서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3000억엔대로 동결됐던 R&D비를 4년 만에 처음으로 4000억엔대로 끌어올렸다. PDP, 대형 컴퓨터용 스토리지,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 관련 투자 이외에도 자동차용 전자부품 개발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샤프는 전체 매출의 6.6%인 1820억엔을 올 R&D 투자비로 책정했다. 브라운관(CRT)에 비해 LCD 기술의 경쟁력이 미흡하다고 보고 대화면 TV 및 휴대폰용 LCD 등의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올해 매출의 7%대를 R&D비로 책정할 계획이다. 특히 PDP와 시스템LSI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주요 전자업체들은 산업 경기의 바로미터인 설비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후지쯔가 반도체 칩 의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첨단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으며 샤프도 가메야마 제2공장 건설 및 중소형 LCD 설비증강 등에 1400억엔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도시바·소니 등도 1000억엔대 이상의 설비투자를 단행한다.
일본 전자업계의 의욕적인 신규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일본 전자업계의 R&D 및 설비투자가 한국과 대만에 비해 뒤지면서 자연히 산업 경쟁력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샤프의 마치다 가츠히코 사장은 “당장의 경기침체에 겁을 먹어 선행 투자를 하지 못한 일본 전자업계가 살아남는 길은 R&D 확충과 경쟁력있는 분야의 과감한 투자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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